[현타] 알고리즘 못하는 개발자의 한숨

2020. 10. 17. 16:47이렇게 살고 있어요/아무말이나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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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로 일한 지 7년이 넘었다. 적어도 남들 하는 만큼은 충분히 한다고 생각한다. 일거리 할당되면 시간 내에 잘 해결했고, 밀리거나 기능이 문제가 많아 사이트에 불려 가는 일도 없었다. 남들에게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집에서 매일 전공 공부를 하며 개인 프로젝트로 정리하고 블로그도 쓰고 나름 노력 중이다.

 

그런데 정말 더럽게(?) 실력이 안 늘어나는 것이 알고리즘이다. 아무리 해도 모르겠다. 기본적인 개념은 아는데 이걸 문제에 적용해서 풀려니 손이 안 움직인다. 뭘 써야 하고 어떻게 변형해야 하는지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 특히, 재귀와 동적 계획법에서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는다. 오늘도 오후 내내 카페에서 강의 들어가면서 해봤는데 백준에 있는 기본 문제들도 잘 풀리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될까? 알고리즘 강의를 끊어도 이해가 안 되는데 진짜 수십만 원 내고 학원을 다녀야 되나...

 

요즘은 학교 과정에서도 알고리즘이 들어있고 대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전공보다 알고리즘을 우선시한다고 한다. 취업의 첫 문을 넘기 위해서는 시험에 통과해야 면접의 자격이라도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입들만 적용되는 내용은 아니다. 8년 차 개발자인 나에게도 적용되는 문제들이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와 비슷한 규모의 회사로 이직하면 분명히 코딩 테스트를 볼 텐데 지금 상황에서는 통과할 자신이 없다. 알고리즘을 볼 때마다 자존감이 떨어진다.

 

개발을 하여 결과물이 나오는 즐거움과 성취감으로 7년 넘게 개발자로 돈 벌어먹고 살고 있는데, 요즘 알고리즘을 할 때마다 내 지능으로는 오래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진짜 대형 면허라도 따고 자동차 정비라도 배우고 딜러 자격증이라도 따서 다른 일을 해야 되나...

 

그냥 오후에 한 문제로 몇 시간씩 날리다가 현타 와서 써본다. 좀 있으면 또 봐야 하는데 걱정이 태산이다.

 

개발 때려치고 좋아하는 차로 간다고 벌어먹고 살수는 있을까?

 

3년 뒤...

 

암 걸리고 나서 건강이 1순위로 바뀌면서 신경도 안 쓰는 중. 지금 생각하면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나중에 또 한 번 아무 말이나 풀어보지 뭐... 스트레스받지 말고 건강 챙기자. 나처럼 잃고 나서 후회하면 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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