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리뷰] 기본기 좋은 저렴한 차를 찾는다면? 쉐보레 아베오 1.4 터보 시승기 (1 - 외부 / 내부 디자인)

2021. 8. 22. 12:26의식주차 그리고 여행/차

반응형

 

친구가 LH 전세에 당첨되어 올해 초 입주를 하게 되었다. 입주를 하기 전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을 사기 위해 우리 집에서 2박 3일 정도 머물렀고 그 사이에 친구 차인 아베오 1.4 터보 세단을 이틀 정도 시승할 수 있었다. (애초에 우리 집에서 자는 대신 아베오 운전은 내가 하겠다고 통보함)

 

내 인생 첫 차이자 쉐슬람으로 입덕하게 만들어준 쉐보레 아베오. 지금부터 아베오 1.4 터보에 대해 알아보자.

 

 

시작부터 망해버린 아베오 1.6

 

아베오는 2011년 GM 대우가 사명을 쉐보레로 변경한 후 출시한 두 번째 독자 모델로 한국 GM에서 개발을 주도하여 출시한 글로벌 소형차이다. 헤드램프 커버가 없는 독특한 앞 디자인과 선명하게 그어진 캐릭터 라인, 부풀어 오른 듯한 빵빵한 펜더 디자인은 경쟁 모델이었던 프라이드나 엑센트에 비해 훨씬 강력하고 단단한 이미지를 주었다.

 

 

하지만 완성도 높은 디자인과 달리 파워트레인은 문제가 많았는데, 노킹이 심하고 출력이 낮은 에코텍 1.6 자연흡기 엔진과 머드팩 미션이라고 까였던 젠 1 미션이 탑재되면서 심장병을 가진 근육질 꼬맹이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다.

 

특히, 같은 엔진을 탑재한 크루즈의 경우 최대 출력이 124마력으로 세팅된 것에 비해 아베오는 114마력으로 10마력이 디튠되면서 말도 안 되는 급 나누기를 당했다며 아베오를 기다린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심지어 이 엔진은 엔진오일과 냉각수가 섞이는 치명적인 설계 결함도 있었다. 아래의 링크에서 해당 정보에 대해 확인이 가능하다.

 

https://kim1124.tistory.com/45?category=394256 

 

[예방 정비] 아베오 1.6 냉각수 혼유 결함 예방 정비

2014년에 구입하여 6년째 잘 타고 있는 아베오. 어느덧 키로수가 13만 6천을 넘어가면서 정비할 것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름 관리한다고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며 문제가 생기면 바로 서비스 센

kim1124.tistory.com

 

상품성 구성에도 경쟁 차종 대비 문제가 많았는데 경쟁 차종인 엑센트가 스마트키, 열선 스티어링 휠, 오토 라이트, 오토 에어컨, 순정 내비게이션, 가죽 트림 등 상급 모델에만 있던 고급 옵션을 대거 추가하면서 상품성을 높였지만, 아베오는 처참하기 그지없는 옵션 구성을 보여주었다. 순정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고 스마트 키도, 열선 스티어링 휠도, 전자동 에어컨도, 오토라이트도 없었다.

 

아베오 차주들은 엑센트보다 프레임이 단단하고 안전하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으나 실상은 그러지 못했다.

 

소형차 치고 옵션 구성이 훌륭했던 엑센트

 

아래의 사진을 보면 ABS가 무려 옵션으로 따로 빠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13년 형부터 ABS는 기본으로 탑재됨) 심지어 VDC (차체 자세 제어장치)는 선택조차 할 수 없었다. 이를 두고 한국 GM에서는 언제든지 VDC를 적용할 수 있지만 아베오는 VDC 없이도 충분히 차를 제어할 수 있다는 망언을 하기도 했다.

 

 

상품성이 이렇다 보니 차량이 팔리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 신차 효과 따위는 없었고 한 달에 200대가 팔리면 다행이었다. 애초에 말이 많았던 파워트레인 + 부실한 옵션 구성 + 낮은 브랜드 인지도가 삼위일체가 되면서 사실상 망한 차가 되어버렸다. 충분히 성공할 수 있었지만 멍청한 쉐보레가 차를 망쳐놓은 것이다.

 

제대로 된 펀카로 거듭난 아베오 1.4 터보

 

하지만 아직 희망은 있었다. 2013년 아베오의 SUV 버전인 트랙스가 출시되면서 아베오에도 새로운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트랙스에 탑재된 에코텍 1.4 터보 엔진이 아베오에도 탑재된다는 희소식이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아베오를 기반으로 개발된 소형 SUV 트랙스

 

그리고 그 소식은 2013년 10월에 사실로 밝혀졌다. 쉐보레에서 아베오 고성능 버전인 아베오 RS를 출시한 것이다. 아베오 RS에는 스포츠 서스펜션, D컷 가죽 스티어링 휠, RS 전용 계기판, RS 전용 가죽 + 스웨이드 시트로 상품성을 끌어올렸으며, 새롭게 적용된 1.4 터보 엔진과 (여기서도 급 나누기를 해서 아베오 RS와 크루즈 터보는 130마력, 트랙스만 140마력으로 세팅되었다.) RS 모델 전용으로 튜닝된 젠2 미션이 탑재되면서 기존 아베오와는 완전히 다른 펀카로 거듭나게 된다.

 

 

안전성도 기존 아베오와 차별화를 두었는데 대용량 프런트 디스크 브레이크 + 리어 디스크 브레이크의 조합으로 일반 아베오의 허접한 브레이크 성능을 해결하였으며 옵션으로도 선택할 수 없었던 VDC가 기본으로 탑재되었다. 몰론 차량의 가격이 1950만 원이라는 소형차치고 매우 높은 가격으로 출시되었지만 아베오의 전체 판매량의 3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마니아들에게는 가성비 펀카로 알려졌다.(그래 봐야 300대 ~ 400 대긴 하지만...)

 

이후에 2015년형을 출시하며 전 모델에 1.4 터보 엔진을 적용하였고 (이 때, 140마력으로 상향 평준화되었다.) 평가가 좋지 않고 경쟁력이 없는 1.6 엔진은 단종되었다. 15년형으로 오면서 오토라이트, TPMS, VDC가 전 모델 기본으로 탑재되면서 이제야 좀 경쟁을 할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소형 SUV의 인기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소형차의 인기가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

 

 

아베오의 쓸쓸한 퇴장

 

소형 SUV의 시장을 개척한 것은 쉐보레의 트랙스지만 당시에는 생소한 가솔린 SUV라는 점과 허접한 상품성으로 인해 판매량이 많지 않았는데, 르노 삼성의 QM3와 쌍용의 티볼리가 시장에 나오면서 소형 SUV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르노 삼성 QM3는 3천만 원 언더로 구입할 수 있는 수입차라는 장점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했고 티볼리는 저렴한 가격에 상급 차량의 옵션을 대거 추가하여 뛰어난 가성비와 상품성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소형 SUV 시장이 커지자 묵묵히 지켜보던 현대 자동차도 코나를 개발하여 시장에 출시하며 소형 SUV의 경쟁이 가속되었다. 이와 동시에 한 달에 천대도 안 팔리던 엑센트와 프라이드를 단종시켰다.

 

 

마지막 남은 소형차인 아베오는 더 뉴 아베오로 페이스 리프트 하며 스마트 키, 안드로이드 오토 / 애플 카플레이, 열선 스티어링 휠, 전좌석 오토 다운 윈도, 프로젝션 헤드램프, LED 데이라이트 등 부족했던 옵션을 추가해봤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린 터라 한 달에 100대도 안 팔리는 굴욕을 맛보게 되었다.

 

진작에 이렇게 좀 내놓지 ㅡㅡ

 

결국 아베오는 2019년 소리 소문 없이 단종되었다. 이후에 수출 물량은 2020년까지 생산이 되었다고 하는데 북미에서도 2020년에 단종되면서 아베오의 역사는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되었다.

 

판매량은 바닥 수준이었지만 국산차 중에서는 기본기가 좋은 차량으로 평가받았고, 나 역시 6년 반 동안 15만 키로를 타면서 큰 고장 없이 잘 타고 다녔던 애틋하고 그리운 차량이었다. 나중에 여유가 있다면 또 아베오 수동을 구입해서 세컨드카로 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베오 1.4 제원

 

항상 그렇지만 서론이 길었다. 이제 오늘의 주인공 아베오 1.4 터보를 만날 시간이다. 친구 차는 15년형 아베오 1.4 터보 세단 모델로 길거리에서 보기 정말 힘든 모델이다. 아베오 1.4 터보 세단의 제원은 아래와 같다.

 

2015년형 아베오 1.4 터보 세단
전장 4,400mm
전폭 1,735mm
전고 1,515mm
축간거리 2,525mm
공차중량 1,215kg
엔진 에코텍 1.4 싱글 터보 / 140 마력 / 20.4 kgf.m
미션 하이드라메틱 6T40 젠2
연비 자동 기준 13.1 Km/L
트렁크 용량 504L

 

제원에서 눈에 띄는 점은 바로 트렁크 용량이다. 504L면 내가 타고 있는 더 뉴 말리부보다 더 크고 현재 출시되는 중형 세단들의 트렁크 용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아베오 세단의 최고의 강점 중 하나가 바로 트렁크 용량인데 아래에서 살펴보자.

 

 

아베오 1.4 터보 외관 디자인

 

아베오의 앞모습은 매우 강렬한 느낌을 주는데 커버 없이 큰 원으로 구성된 거대한 헤드램프, 차량의 사이즈와 상반되는 거대한 듀얼 포트 그릴이 그 이유이다. 분명히 소형차인데 앞모습은 캡티바가 연상될 정도로 강렬하고 거대한 느낌이다. 앞에 디자인은 정말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쉬운 것은 워셔액 노즐이 본넷에 툭 튀어나와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2011년에 개발된 차량이라 그런지 앞유리 밑으로 넣을 생각을 못한 것 같다.

 

 

헤드램프를 가까이서 보면 다른 차량과 다르게 보호 커버가 전체에 둘러있지 않고 램프 부분만 감싸져있다. 헤드램프의 지름이 커서 광량이 좋은편이다. 경쟁 차종 대비 매우 밝은 헤드램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밤길 운전이 크게 두렵지 않다.

 

일부 블로그나 리뷰에서는 헤드램프에 커버가 없어서 사이에 벌레가 많이 낀다고 까던데 6년 반 동안 그런 일은 거의 없었다. 관리가 어려운 건 벌레를 묻혀 놓고 세차를 몇 개월에 한 번씩 해서 늘러 붙으니까 그런 거지... 이런 경우에는 커버가 있어도 카샴푸로 제대로 떨어지지 않는다.

 

 

차 크기 대비 거대한 듀얼 포트 그릴. 당시 아베오 카페에서는 그릴을 때고 방충망(?)을 장착하는 튜닝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아베오의 안개등 사진. 경쟁 차종의 깡통 트림에는 안개등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아베오는 전트림에 기본으로 안개등이 장착된다. 밤에 안개등을 켜면 앞쪽 사각지대를 잘 밝혀줘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우측에는 견인 고리를 장착할 수 있는 홀이 보인다.

 

 

사이드 미러는 크기가 작은 편으로 사각지대가 제법 있는 편이다. LED로 된 리피터가 나름 고급스럽게 보인다. 아베오는 14년 형부터 사이드 미러에 LED 리피터가 장착되었다.

 

여담으로 엑센트나 프라이드는 14년식 이전에는 사이드 미러에 열선이 없는 대신 LED 리피터가 적용되었고, 아베오는 14년식 이전에는 사이드 미러 열선은 있었지만 LED 리피터는 적용되지 않았다.

 

 

아베오의 옆 디자인. 비율이 잘 빠졌던 해치백과 달리 세단은 뭔가 비율이 이상하다. 윈도 벨트라인은 살짝 올라가 있고 트렁크 부분 엉덩이가 위로 올라가 있다. 옆모습은 미쓰비시의 렌서와 흡사하다.

 

 

옆라인에서 특이한 점은 선명한 캐릭터 라인이 앞부터 트렁크까지 끊어지지 않고 시원하게 이어져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차의 크기보다 조금 더 커 보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아베오 특유의 볼록한 펜더는 차가 단단하고 다부진 느낌을 준다.

 

 

주유구는 대부분의 쉐보레 차량들과 동일하게 도어가 잠기면 주유구 커버도 잠기고 도어를 열면 주유구 커버도 열리는 방식이다. 차 내부에 주유구를 여는 레버가 있는 것보다 훨씬 편하고 실용적이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C필러 디자인. 해치백에서 무리하게 트렁크 라인을 뽑아서인지 C필러가 길고 두껍게 처리되었다. 이 부분이 좀 얇아야 차가 빠릿빠릿한 느낌을 주는데 두꺼운 C필러 때문에 차가 둔해 보이는 느낌이 있다.

 

 

비정상적인 C필러 때문에 뒷모습도 약간 괴랄하게 (?) 변했다. 뒷유리가 이렇게 큰 세단은 거의 보기 힘들 것이다. 천장부터 뒷유리가 내려오기 때문에 여름에는 2열에 탄 사람들의 머리가 뜨거울 것 같다.

 

 

아베오 해치백의 리어 디자인과 통일하기 위해 억지로 넣은 듯한 디자인의 리어 램프는 충격적이다. 그래도 옆모습은 봐줄 만했는데 후방은 차와는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리어 램프 때문에 어색하기 짝이 없다.

 

 

트렁크 손잡이 부분에는 번호판 램프, 후방 카메라 (마이링크 옵션이 있으면 동일한 위치에 카메라가 장착된다), 트렁크 개폐용 스위치로 구성되어 있다.

 

 

트렁크 도어의 열림 각도는 평범한 수준으로 마감 처리는 소형차 치고는 괜찮은 수준이다.

 

 

자 이제 트렁크 안을 살펴보자. 아베오 세단의 못생긴 디자인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거대한 적재 공간이 눈에 띈다. 이게 SUV야 소형 세단이야;;;

 

 

뒷좌석 폴딩까지 지원되는데 말도 안되는 거대한 적재 능력을 보여준다. 참고로 저기 실려있는 것들이 이케아에서 사 온 1.5M짜리 책상과 여러 수납함들이다.

 

 

뒷좌석도 적재 공간이 여유롭다. 짐을 더 넣을 수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이 정도면 아반떼 같은 준중형 세단으로는 상대가 안 되고 중형 세단인 소나타나 K5가 와도 힘들다. (21년형 소나타는 폴딩이 돼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소형 SUV도 이 정도의 짐을 넣을 수는 없다.

 

 

폴딩 한 상태에서 뒷좌석을 찍어보았다. 공간이 아직도 저만큼이나 남았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이게 트럭이지 소형 세단인가 ;; 아까 못생겼다고 까였던 디자인이 이제는 선녀처럼 느껴진다. 트렁크를 자주 활용한다면 해치백보다는 세단을 강추한다.

 

 

좌측 하단에는 싱글 머플러가 수도꼭지처럼 튀어나와있다. RS 모델 처럼 꾸미거나 장식을 붙이진 않았다. 참고로 아베오 스포츠 모델은 스포츠 전용 범퍼에 머플러 팁이 장착되어 나름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1열 도어에는 프레임을 가리는 플라스틱 커버가 따로 없다. 쉐보레 차량들이 프레임을 가리는 커버를 낮은 급의 차량에도 혜자스럽게 적용하지만 아베오는 적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급과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문짝의 달인 쉐보레답게 1열 도어는 용접해서 붙이거나 나사로 고정한 방식이 아닌 원피스 도어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1열 도어 트림은 인조 가죽이나 우레탄을 덧씌우지 않고 싸구려 플라스틱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차량의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긴 한데, 엑센트나 프라이드와 비교하면 아랫급 차량으로 느껴질 정도로 처참하다. 그나마 수납함의 크기가 커서 활용도가 높은 것은 장점이다.

 

 

1열 도어의 측면 사진. 말리부와 비교했을 때는 확실히 얇아 보인다.

 

 

1열 도어의 웨더스트립은 고무를 덧대서 이어 붙인 방식으로 되어있다. 스웨이드 처리까지 한 말리부와 비교하면 초라해 보이지만 소나타 DN8이나 K5 DL3는 아직도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딱히 문제 될 것은 없다.

 

 

2열 도어는 크기가 작고 1열과 달리 원피스 방식이 아닌 용접과 나사로 고정된 프레임을 사용한다. 그래서인지 1열과 2열 도어의 느낌이 많이 다르다. 1열은 묵직하니 전형적인 쉐보레 차량의 도어 느낌이 나는데 2열은 현대 / 기아 자동차 도어에 가까운 느낌을 낸다.

 

또한, 1열과 달리 2열의 도어 트림에는 수납함이 전혀 없다. 스마트폰을 거치하거나 컵을 놓을 곳이 없어 불편하다.

 

 

아베오 일반 모델은 리어 브레이크가 드럼으로 되어있다. 작고 가벼운 소형차이기 때문에 드럼 브레이크가 적용되었다고 해서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겠지만, 경쟁 차종인 엑센트나 프라이드가 모두 디스크 브레이크를 장착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아쉬운 구성이다.

 

실제로 아베오의 브레이크 시스템은 생각보다 빨리 지치고 밀리기 때문에 내가 아베오를 탈 때는 프론트 브레이크를 320mm 디스크로 업그레이드를 했었다. 물론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와인딩과 같이 스포츠 드라이빙을 할 때는 부족할 것이다.

 

 

 

아베오 1.4 터보 내부 디자인

 

이번에는 내부를 살펴보자. 운전석에 앉자마자 한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계기판이다. 오토바이에서나 볼법한 매우 독특한 계기판이 탑재되어 있다. 페이스 리프트 전의 아베오에 장착된 모터 사이클 계기판은 RPM 게이지는 아날로그로 되어 있고 연료 게이지, 속도계, 연비, 주행거리 등 그 외의 정보는 단일 색상의 디지털 액정으로 표시한다. 디자인이 일반 자동차 계기판과 달라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부분인데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아하는 디자인이다.

 

 

그 이유는 아베오의 계기판이 생긴 건 호불호가 갈려도 시인성만큼은 다른 계기판보다 월등히 뛰어나기 때문이다. 수동 미션이 장착된 아베오를 타고 다녔던 내 기준으로 보면 변속할 때 참고할 수 있는 RPM 게이지가 크고 반응속도도 빠른 아날로그 타입으로 되어 있어 변속 타이밍을 잡기 쉬웠다. 또한, 속도를 표시하는 부분이 액정의 세로 크기를 꽉 채워서 속도를 판단하기도 쉬웠다. 거기다 유니크한 디자인은 덤이다.

 

 

다시 운전석으로 돌아와서 나머지 구성 요소를 살펴보자. 스티어링 휠은 크루즈, 올란도에서 사용하던 것과 완전히 동일하며 단단하고 견고한 가죽이 씌어있다. 스티어링 휠 열선 기능은 17년형 더 뉴 아베오 최상위 트림부터 지원된다.

 

 

핸들 리모컨은 좌측에는 크루즈 컨트롤 버튼이 있고 우측에는 오디오 조작 버튼이 위치해있다. 아베오의 경우에는 14년 형부터 낮은 트림인 LS 등급부터 크루즈 컨트롤이 탑재되기 시작했는데, 경쟁 차종인 엑센트는 단종까지도 크루즈 컨트롤이 장착되지 않았고 프라이드는 상급 옵션에서만 크루즈 컨트롤이 장착되었다.

 

특이한 것은 같은 쉐보레의 상급 기종인 크루즈도 LT 레더 플러스 트림부터 크루즈 컨트롤이 장착되고, 올란도 역시 LT 이상급부터 장착된 것에 비하면 이상하리 만큼 크루즈 컨트롤에 관대했던 차량이 바로 아베오다.

 

 

스티어링 휠 뒤쪽에는 방향 지시등과 와이퍼 조절 스위치가 위치해있다. 쉐보레 차량은 현대 / 기아와 달리 조명 스위치가 따로 빠져있기 때문에 방향 지시등 레버는 상향등 ON / OFF와 방향 지시등만 조작할 수 있다. 당시의 쉐보레 차량은 차량 설정을 방향 지시등 레버에 있는 다이얼과 버튼으로 조작을 했기 때문에 방향 지시등 레버에 부가적인 버튼이 달려있다.

 

우측에는 와이퍼 조절 장치가 있는데 여기서도 독특한 아베오의 옵션 구성을 볼 수 있다. 아베오는 14년 형부터 경쟁 차종에는 없는 레인 센서를 LS 펀 에디션 이상급부터 넣어 주었는데, 경쟁 차종에서는 풀옵션을 구매하더라도 장착할 수 없는 옵션이다.

 

 

칼럼 우측에는 시동을 걸 수 있는... 원가 절감이 팍팍 들어간 처참한 시동 스위치가 보인다. 아베오는 17년 형인 더 뉴 아베오부터 스마트키가 들어갔기 때문에 이전 아베오는 모두 저런 곳에 키를 꼽고 시동을 걸어야만 한다. 이야 진짜... 마감이 요즘 중국 차도 이렇게 안 할 거 같은데...

 

 

칼럼 좌측에는 무려 텔레스코픽 조절 장치가 있다. 경쟁 차종인 엑센트와 프라이드는 칼럼을 위아래만 조절할 수 있지만 아베오는 위 / 아래 / 앞 / 뒤까지 모두 조절이 가능하다. 사람마다 체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지원이 되어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하는 옵션이지만 이때 당시에는 소형차 급에서는 보기 힘든 기능이었다.

 

참고로, 이때 당시에 아반떼 MD 럭셔리 이하 등급에서도 텔레스코픽 기능이 지원되지 않았다. 확실히 이때 현대 / 기아 자동차들이 차량의 기본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것에 집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티어링 휠 칼럼 좌측에는 조명 장치 스위치가 있다. LS 등급이라 오토 라이트가 없는데 15년형 LT 등급부터는 오토 라이트가 장착된다. 아니, 크루즈 컨트롤은 깡통에서 넣어주고 오토 라이트는 왜 풀옵션에만 지원하는 건데 ;; 오토라이트가 훨씬 저렴한 옵션 아닌가?

 

 

윈도 조절 스위치는 모두 전동식이며 운전석만 오토 업 / 다운을 지원한다. 여기서도 원가절감이 들어가서 어두운 환경에서 조명을 켜면 운전석 윈도 스위치만 조명이 들어온다. 17년형 더 뉴 아베오부터는 모든 윈도 스위치에 조명이 들어가고 오토 다운 기능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스위치의 품질은 그래도 나쁘지 않은 수준으로 싸구려 느낌이 나지 않게 부드럽게 갈고 코팅도 해놨다. 손톱으로 긁으면 사각사각 거리는 투싼 NX4 따위보다는 아베오 쪽이 훨씬 고급스럽다. 차 값이 얼만데...

 

좌측 아베오 윈도우 스위치 우측 투싼 NX4 윈도우 스위치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은 그냥 평범한 수준. 딱히 설명할 내용이 없다.

 

 

다음에는 시트를 살펴보자. 1열 시트는 몸을 잘 잡아줄 수 있도록 세미 버킷 타입으로 되어 있다. 세단의 경우 LS 등급에 인조 가죽 시트가 기본으로 장착되지만 해치백은 LT 등급까지는 가야 인조 가죽 시트를 장착해준다.

 

 

가죽 느낌은 K5 DL3와 거의 흡사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아베오 쪽이 좀 더 물렁하고 비닐 느낌이 더 난다는 것. 하지만 차의 가격을 생각하면 이 정도면 이해할 수 있다. K5는... 조만간 하이브리드 시승기에서 만나보도록 하자.

 

 

헤드레스트 모양은 최신 쉐보레 차량들과는 달리 약간 불편하다. 액티브 헤드레스트가 아니기 때문에 약간 앞으로 튀어나와 있고 기울어있다. 나처럼 자세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 오래 운전하면 목에 부담이 갈 수도 있다. 헤드레스트는 위 / 아래 / 앞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최근에 조절이 안 되는 차를 타보고 충격을 먹어서 언급해본다. (K5 DL3 하이브리드 시승기에서 확인해보자.)

 

 

모든 쉐보레 차가 다 그렇듯이 시트 각도 조절 레버는 생각보다 더 뒤쪽에 위치해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레버의 위치에는 시트 높낮이 펌핑 레버가 위치해있다. 현대 / 기아만 타던 사람들이 시트 레버를 보고 많이 당황한다. 참고로 조수석에는 높낮이 펌핑 레버가 없다. 그래도 유럽 브랜드처럼 다이얼 형태의 레버가 아니라 다행이다.

 

 

선바이저에는 거울만 있고 조명은 없다. 모든 아베오에 조명 장치가 달려있지 않다. 여자 친구가 말리부 선바이저에 조명을 보고 감동을 먹었던...

 

 

그래도 선바이저의 기본 기능에는 충실하다. 옆으로 위치를 변경할 수도 있고 확장도 가능하다.

 

 

1열 천장 센터에는 스파크에서 본 것과 매우 흡사한 허접한 조명 장치가 달려있다. 옆에 뚫려있는 것은 블루투스 마이크다.

 

 

참고로 아베오의 실내조명은 저게 끝이다. 보통 2열 가운데에도 있는데 아베오는 풀옵션을 선택해도 천장에 조명이 달리지 않는다. 원가 절감의 끝을 달리는 쉐보레 아베오...

 

 

하이패스 / ECM 룸미러 옵션을 선택하지 않으면 이와 같이 꼬챙이에 연결된 허접한 룸미러가 달려 나온다. 나름 프레임리스 (?)라서 잘 보이는 건 장점.

 

 

오디오는 당시에 스파크, 아베오, 크루즈 모두 같은 것을 사용했다. 특이한 것은 아베오만 액정 색상이 저렇게 진한 파란색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15년형 부터 LS 트림에도 외부 온도계가 표시되는데 14년형 이하의 아베오는 LT 트림에서만 외부 온도계가 장착되었다. 내가 타고 다니던 아베오도 외부 온도계가 없었다 ㅡㅡ...

 

 

오디오 하단에는 고속도로 통행증이나 카드를 넣을 수 있는 작은 슬롯 하나가 있다. 저게 엄청 편했는데 있다 없으니까 너무 불편하다.

 

 

하단부에는 원터치 전 좌석 열림 / 잠김 버튼과, 비상등 스위치, 수동 공조기가 위치해있다. 참고로 트랙스도 저 모양과 90% 동일하게 생겼다. 트랙스가 아베오의 SUV 버전임을 잘 알려주는 부분이다. 공조기는 수동이긴 하지만 반응도 매우 빠르고 돌리는 다이얼 느낌도 부드러워 조작감이 나쁘지 않다.

 

 

다이얼 중앙부에는 1열 열선 시트 스위치와 뒷유리 + 사이드미러 열선 버튼이 자리잡고 있다. 열선 시트는 1단만 조절이 가능한데, 크루즈 시트의 컨트롤러로 바꾸면 3단으로 동작한다는 것을 보면 여기서도 원가절감이 들어간 것 같다.

 

 

오디오 상단 좌우에는 포켓이 있는데 깊이나 크기가 좀 애매하긴 하지만, 지갑이나 휴대폰을 넣을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아베오는 1열에 수납공간을 몰빵해놔서 물건을 놓기가 정말 편한 차량이다.

 

 

다음은 센터 쪽을 보자. 소형 차이기 때문에 센터 콘솔은 따로 없으며 15년 형부터 기본으로 탑재된 VDC ON / OFF 버튼, 시가잭 1개, 컵홀더 3개와 핸드 브레이크가 위치하고 있다. 저놈의 시가잭은 정말 위치가 거지 같아서 써먹기가 매우 어렵다. 심지어 시가잭도 1개 밖에 없어서 확장하기가 힘들다.

 

 

기어 레버는 어떤 사람이 디자인했는지 모르지만 뽑아서 한대 치고 싶게 생겼다. 저렇게 못생기고 길쭉하고 거대한 기어 레버는 처음이다. 조작감도 별로 좋지 않다.

 

 

기어봉 옆에는 수동으로 변속을 할 수 있게 해주는 + / - 버튼이 있는데 조작감이 아주 더럽다. 심지어 누를 때마다 찌걱 찌걱 거려서 귀에도 굉장히 거슬린다. 일반적으로 저 버튼을 쓸 일은 거의 없겠지만 와인딩이나 스포츠 드라이빙을 하고 싶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데 참 난감하다.

 

 

2열 사진은 시승할 당시에 이사 중이라서 촬영하지 못했다. 그래서 옛날에 타고 다녔던 내 아베오 사진을 기준으로 설명한다. 어차피 해치백과 세단의 2열 공간과 구성은 동일하기 때문에 설명하는데 크게 문제는 없다.

 

아베오의 2열 공간은 아래와 같이 넉넉하지는 않다. 하지만 사람이 타기에는 크게 문제가 없는 공간으로 170cm 이하의 사람이 탑승한 경우에는 장거리 주행도 문제 없다. 2열 헤드레스트는 분리형으로 되어 있고 (15년 형에서는 해치백의 경우 LT 트림만 분리형 헤드레스트가 장착된다. 하지만 세단은 동일하게 분리형으로 장착된다.)  센터 암레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 센터에 작은 컵홀더 하나가 눈에 띈다.

 

 

키 169cm 성인 남자가 2열에 앉았을 경우에는 레그룸이 아래와 같이 주먹 한 개 반 정도 들어간다. 키가 좀 커도 공간이 부족해서 시트에 무릎이 닿거나 폭이 좁거나 하진 않는다. 경차인 스파크와 비교하면 확실히 아베오 쪽이 훨씬 넉넉하고 여유롭다.

 


이것으로 아베오 1.4 터보 세단의 내 / 외관 리뷰에 대해 마치도록 하겠다. 다음 글에서는 아베오 1.4 터보의 주행과 결론을 내려보자. 오늘은 여기까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