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코로나 19 확진 투병 일기 (1일차)

2022. 3. 19. 11:07이렇게 살고 있어요

반응형

그냥 흔한 환절기 증상인 줄 알았다. 목요일부터 목이 건조하고 칼칼한 느낌이 들었다. 가끔 잔기침도 나오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감기에 자주 걸렸었고, 성인이 되어서도 환절기 때 항상 감기에 걸렸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혹시나 싶어서 자가 진단 키트로 검사해봤지만 음성이 나왔다. 목요일만 해도 내가 코로나에 감염되었을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일어나니 컨디션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머리가 굉장히 무겁고 목은 뜨거운 사막 한가운데 있는 것처럼 말라비틀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두 번 나오던 잔기침도 수시로 나오기 시작했다. 자가 진단 키트로 금요일 당일에만 3번 검사를 해봤지만 음성이 나왔다.

 

토요일 본가에 내려가서 부모님에게 여자 친구를 소개해주는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변 병원에 가서 신속 항원 검사를 받으러 갔다. 검사를 받고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5분도 안돼서 간호사가 내 이름을 부르더니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말해주었다. 설마설마했는데 내가 코로나에 걸려 버린 것이다. 갑자기 군대에서 신종 플루 걸려서 싸지방에 감금 (?) 되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참고로 3월 14일 이후로 병원에서 하는 전문가용 신속 항원 검사에서 확진을 받으면 보건소에 자동으로 등록되기 때문에 선별 진료소에 가서 따로 PCR을 받을 필요가 없다. 아래와 같이 문자가 오면 확진된 날을 기준으로 일주일 재택 격리를 하며 기간이 지나면 추가 검사를 받지 않아도 격리가 해제된다.

 

 

나는 안 걸리겠지? 백신도 3차까지 다 맞았고 대부분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었으며 딱히 밖에 나가지도 않았으니까 ㅎㅎ라고 생각했지만 확진이 되어버렸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일요일에 지인 결혼식에 간 적이 있었는데 바로 옆에 앉았던 지인이 화요일에 코로나 확진이 되었다고 전화가 왔었던 적이 있었다. 순간, 아 거기서 걸린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수요일과 목요일에 접촉이 있었던 회사 동료 형님과 여자 친구에게 바로 신속 항원 검사를 받으라고 연락을 했다. 다행히 모두 음성이 나와서 일단 안심했다. 이제 문제는 코로나에 걸린 나인데 얼마나 아플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군대에 있을 때 신종 플루에 걸렸었는데, 거의 일주일간 열이 38도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정말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었다.

 

업무를 종료한 후에 저녁을 먹고 처방받은 약을 먹었다. 약간의 미열이 있긴 했지만 크게 문제 되진 않았다. 그런데 밤 10시가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갑자기 심한 오한과 함께 고열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온도계로 재보니까 이미 38도를 훌쩍 넘는 고열이 발생하고 있었다. 또한, 정자세로 누우면 목이 타들어가는 심한 건조함 때문에 자다가 숨이 막혀 한 시간도 못 자고 계속 깨어났다. 지옥 같은 하룻밤이 시작되었다. 

 

 

갤럭시 워치 4에 기록된 수면 패턴을 보니 3시간밖에 자지 못했고 깊은 수면은 단 1분도 들지 못했다. 누워서 잠이 들면 숨이 막혀 계속 일어났기 때문이다. 고열로 인한 오한으로 몸을 계속 웅크리고 자다 보니 고관절이 너무 뻐근해서 제대로 일어나기도 힘들었다. 결국 그렇게 밤을 설쳤다.

 

새벽 6시가 되어도 열은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참기 힘들어서 타이레놀 한 알을 더 먹었다. 38도를 넘던 체온은 37도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아침 7시쯤 차가운 온도에 가까운 미지근한 온도로 샤워와 머리를 감았고 평상시 먹지도 않는 아침을 다이어트 도시락으로 때운 후 처방받은 약을 먹었다. 다행히 약효과가 잘 들어서 체온은 36도 후반으로 떨어졌고 잔기침과 콧물 외에는 어느 정도 컨디션도 회복했다. (그래서 이거 쓰고 있음)

 

오미크론은 증상이 약해서 괜찮다, 걸려도 감기 정도면 낫는다 등 여러 후기가 있는데, 일단 걸려보니까 첫째 날부터 바이러스에게 호되게 맞았다. 코로나가 처음 나타났을 때 걸렸던 분들은 고통이 얼마나 될지... 오미크론이라고 안 아픈 게 아니기 때문에 진짜 가능하면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자.

 

아래의 표는 코로나 확진까지 순차적으로 정리한 표이니 혹시나 코로나가 의심된다면 참고하자.

 

시간 / 장소 증상 및 특이사항
3월 13일 일요일 / 서울 결혼식장 이 때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음.
3월 15일 화요일 / 1호선 전철, 집 결혼식장 옆에 있던 지인이 확진됬다는 전화를 받음.
자가 진단 키트로 검사 결과 음성.
3월 17일 목요일 목이 칼칼하고 건조함. 아주 가끔 잔기침 발생.
자가 진단 키트로 검사 결과 음성.
3월 18일 금요일 오전 목이 칼칼하고 건조함. 잔기침 자주 발생. 37도 미열 발생.
아침과 점심에 자가 진단 키트로 검사 결과 음성.
3월 18일 금요일 오후 주변 병원에서 신속 항원 검사 결과 코로나 확진 판정.

목이 칼칼하고 건조한 정도가 굉장히 심해짐.
누으면 숨이 컥컥 막힐 정도로 목이 매말라 붙은 느낌이 듬. 
38도 이상의 고열이 밤새도록 발생함. 타이레놀 먹어도 잘 안떨어짐.
3월 19일 토요일 오전 미지근한 물보다 조금 찬물에서 샤워 후 아침 식사.
처방받은 약 먹은 후 체온이 36.8도 ~ 37.5도로 떨어짐.
잔기침이 계속 발생하고 입술이 매말라 타들어가는 것 같음.

 

추가로 나 같은 경우에는 자가 진단 키트에서 양성을 제대로 판별하지 못했으므로, 증상이 있다면 주변 병원에 가서 5천 원 내고 전문가용 신속 항원 검사를 받을 것을 추천한다.

 

코로나 확진 1일 차 일기 끝.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