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3. 16:01ㆍ의식주차 그리고 여행/차
2014년에 구입하여 6년째 잘 타고 있는 아베오. 어느덧 키로수가 13만 6천을 넘어가면서 정비할 것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름 관리한다고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며 문제가 생기면 바로 서비스 센터에 달려가서 수리하며 타다 보니, 6년이 지나고 10만 키로가 이미 훨씬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의 컨디션이 차령 대비 매우 준수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관리를 잘해도 어쩔 수 없는 심각한 결함이 하나 있는데, 쉐보레의 E-TEC2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모든 차량의 공통적인 결함인 혼유 문제이다.
구설수 많았던 E-TEC2 엔진
E-TEC 엔진은 GM의 소형 ~ 준중형에 사용되었던 가솔린 엔진으로 주철 블록과 알루미늄 헤드를 가지고 1500cc의 배기량으로 100마력 전후의 출력을 내는 엔진으로, 대우 르망, 에스페로, 라세티에 탑재되어 사용되었다. 이후에 배기량을 100cc 늘린 E-TEC2 엔진이 출시되며 라세티 FL, 젠트라 X 1.6, 라세티 프리미어 1.6, 1.8 (크루즈 1.6, 1.8), 아베오 1.4, 1.6에 탑재되었다.
이 엔진은 국내에서 구설수가 많은 엔진이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문제가 냉각수와 엔진 오일이 섞이는 혼유 결함이다. 이 문제는 엔진 오일 쿨러의 개스킷이 높은 온도에 노출되어 고무가 경화되어 냉각수와 엔진 오일의 분리를 제대로 못해 발생하는 결함으로, 10만 키로 전후로 거의 100% 발생하는 심각한 결함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쉐보레에서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보증 기간을 10년 16만으로 늘리고 무상 수리를 진행하고 있다. 크루즈에 한에서만 말이다.
책임을 회피하는 쉐보레, 자비로 수리하는 아베오 오너들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아베오는 철저하게 쉐보레에게 버림받았다. 소형차 만년 꼴찌였던 아베오 판매량이 얼마 되지 않다 보니 쉐보레에서 나 몰라라 하는 것인데, 이런 무책임한 쉐보레의 행동으로 아베오 오너들은 50만 원 이상의 수리비를 내며 자비로 수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대 / 기아의 감마 1.6 GDI 엔진 결함의 경우, 전차종 10년 16만으로 보증을 늘려주고 문제가 발생하면 엔진 어셈블리를 교체해주고 있다. 하지만 쉐보레는 어떤가? 어셈블리 교체도 아니고 단순히 엔진 오일 쿨러의 개스킷만 교체하고 냉각수 라인만 세척하면 되는 문제를 차종에 따라 차별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고객을 무시하는 행위인가?
이따위로 서비스 하면서 차 많이 팔리길 기대하는 건 도둑놈 심보가 아닌가? 뭐 어차피 철수할 거라 대충 몇 대 팔고 튀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싶다. 쉐보레 차량 6년 몰고 있는 실 오너로써 쉐보레 차는 강력하게 비추천한다.
아베오 1.6 혼유 수리 과정
아베오는 혼유가 일어나도 무상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없으므로, 최선의 방법은 혼유가 일어나기 전 엔진 오일 쿨러의 가스켓을 교체하는 것이 비용면에서 가장 저렴하다. 일단 혼유가 발생하면 냉각 라인 전부를 교체해야 하고, 상황에 따라 라디에이터까지 교체해야 하므로 혼유가 슬슬 발생할 것 같은 키로수에 예방 정비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 클럽 아베오 동호회의 게시글을 보면 빠르면 7만 늦으면 14만 키로쯤에 혼유가 발생하는 것 같다.
내 아베오가 13만 6천이니 슬슬 혼유가 발생할때가 되었다고 판단하여, 클럽 아베오에서 혼유 수리 맛집으로 소문난 인천의 쓰리원 모터스를 아침 일찍 방문하였다.
수리를 위해 리프트에 띄운 베오 모습.
혼유 수리의 첫번째. 현재 차량에 있는 모든 냉각수를 배출한다. 혼유 발생 전이라 딱히 기름이 떠다니거나 탁하지 않고 깨끗한 모습.
주문한 지 10분 만에 도착한 엔진 오일 쿨러 개스킷, 오링 세트. 5만 원도 안 하는 저 고무 부품 때문에 차량의 냉각 시스템이 망가지고 100만 원의 수리비를 내야만 한다.
냉각수 배출이 모두 끝나고, 서지 탱크를 분리한다.
서지 탱크 내부를 보니 검은색 이물질이 있다. 클럽 아베오의 혼유 게시글에 의하면 오일 쿨러의 가스켓이 손상되어 조금씩 뜯겨 나가면서 서지탱크 아래에 검은색 이물질이 쌓인다고 한다. 혼유의 전조 증상으로 보면 된다.
서지탱크를 분리하고, 라디에이터 팬을 분리한 후 배기 매니 폴드 방열판 및 매니 폴드를 분리한 모습. 문제의 엔진 오일 쿨러가 보인다. (오일 필터 바로 위에 있는 기다란 파이프 부품)
분리된 부품들. 혼유 수리 비용이 왜 비싼지 알 수 있다. 탈거할 부품이 너무 많기 때문 ...
분리된 엔진 오일 쿨러. 위쪽 파이프는 냉각수가 지나가고 아래에는 엔진 오일이 지나간다.
분리하면 이런 모습. 잘 보면 개스킷들이 고열에 의해 늘러 붙어 뜯겨 나간 자국을 볼 수 있다.
분리된 기존 개스킷. 자세히 보면 표면에 구멍이 송송 나있고 경화되어 갈라져있다. 늘러 붙어 뜯겨나간 곳은 어쩔수 없다 치더라도 경화된 모습을 보니 ... 15만 정도 쯤에 혼유가 발생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앞으로의 10만 키로를 책임질 신품 가스켓. 신품은 구형 개스킷과 달리 돌기가 있다. 뭔가 개선된 것이 아닌가 싶다. 다른 오링들도 신품은 돌기가 있다.
잔여 냉각수와 오일이 섞여 더러워진 엔진룸.
사장님께서 뷔르트 세척제로 오일 쿨러를 세척하는 모습.
신품 개스킷을 장착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뜯겨나간 가스켓 조각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클리닝 후 신품 가스켓을 조립하는 중. 열에 강한 가스켓 본드를 바른 후 장착한다.
조립 완료된 엔진 오일 쿨러.
지저분해진 엔진룸을 클리닝 하는 중.
오일 쿨러 파이프의 오링까지 모두 교체되어 조립한 모습.
오일 쿨러를 엔진에 다시 장착한 모습.
배기 매니폴드, 방열판, 라디에이터 팬 장착.
서지 탱크 세척 후 장착.(교체한 지 1년밖에 안돼서 일단 사용하고 이후에 올라온 찌꺼기들과 함께 교체할 예정)
분리했던 주름관도 다시 연결.
새로운 냉각수를 50 : 50으로 희석한다.
새로운 냉각수를 서지 탱크에 주입.
이후 냉각수 라인 에어 빼기 작업 시작.
냉각 라인의 에어를 제대로 빼지 않으면 냉각수 흐름이 원활하지 않고, 이후에 빠진 에어 때문에 냉각수가 부족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냉각 라인의 압력을 조절하기 위한 테스트 주행 2회.
테스트 주행 2회 후 리턴 파이프에서 냉각수가 콸콸 쏟아지는 것을 확인하고 작업 종료!! 3시간이나 진행된 아주 큰 공사였다. 고생하신 쓰리원 모터스 사장님에게 다시 한번 박수~ 수고하셨습니다.
따로 냉각 라인 플러싱을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에 서지 탱크에 보이던 약간의 불순물이 보이는 상황. 한 달 정도 탄 후 어느 정도 이물질이 서지탱크에 다시 쌓이면 그때 냉각수 플러싱을 진행하여 깨끗한 냉각라인으로 돌릴 예정이다.
작업 후 대략 600Km 정도 주행을 하였는데, 서지탱크에 기름이 떠다니거나 혼유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예방 정비는 무사히 잘 된 것 같다. 혼유 예방 정비도 했으니 24만까지 잘 달려줬으면 좋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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