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이어폰이 100만원이라고? 웨스톤 W60 - 2019 리뷰

2021. 3. 7. 21:18나름 써본 개발자 리뷰/음향 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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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에 빠진 지 어느덧 2년째. 그동안 많은 리시버들과 소스기기를 구매하고 사용하면서 만족스러운 오디오 감상 취미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오디오 기기들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여러 청음샵에 가서 다양한 리시버들을 청음 하며 내가 가진 리시버들과 비교하는 일이 많아졌으며, 유튜브를 통해 전문가들의 리뷰를 보며 새로운 리시버에 대한 갈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다들 DK를 조심해!!

 

그러던 와중에 2021년 2월 생일 선물로 여자 친구가 새로운 리시버를 선물해주었는데, 그것이 오늘 리뷰할 웨스톤 랩스의 하이엔드 이어폰인 W60 2019년 버전이다.

 

 

웨스톤 랩스의 대표 모델인 W시리즈는 음악 감상을 목적으로 판매되는 감상용 라인업으로써 W10, W20, W40, W60, W80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베이스를 강화한 B30과 B50이 존재한다. 내가 선물 받은 W60은 밸런스드 아마추어 (이하 BA 드라이버) 라 불리는 유닛이 한쪽당 6개가 들어가 있는 다중 BA 드라이버 이어폰이다.

 

BA 드라이버의 구조. 일반적인 이어폰과 소리내는 구조가 다르다.

 

정가는 무려 109만 9천 원으로 내가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 폰인 갤럭시 S21보다도 더 비싼 가격을 가지고 있다. 아니 무슨 이어폰이 100만 원짜리가 있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을 것 같은데, 지금부터 100만 원짜리 이어폰이 어떤 것들이 다른지 리뷰를 통해서 확인해보자.

 

심상치 않은 구성품

 

W60의 구성품 먼저 살펴보자. 박스의 크기는 이게 이어폰 박스가 맞나 싶을 정도로 거대하다. 게임기도 들어갈 것 같은 아주 거대한 크기이다.

 

 

박스에는 6개의 BA 드라이버가 탑재되어 있음을 자랑스럽게 써놨다. 멀티 BA 드라이버 이어폰은 일반 DD 드라이버로 제작된 이어폰들보다 훨씬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조사들이 이 부분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박스 뒤에는 W60의 주파수 응답성에 대한 그래프가 그려져 있다. 웨스톤 답게 어느 영역대가 강조되거나 롤오프 되는 것 없이 거의 플랫에 가까운 세팅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어폰이 들려주는 소리도 그래프와 거의 일치한다.

 

 

박스를 열면...

 

뭔 이어폰이 이렇게 구성품이 많아?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구성품이 나온다. 좌측 상단부터 MMCX 단자 분리 집게, 크기별로 다양한 실리콘 / 폼팁, 노즐 청소도구와 플레이트 교체 드라이버, 애증의 블루투스 케이블과 충전 USB 선, 사용자 설명서, 블루투스 모듈 설명서, W60 유닛과 은도금 케이블, 파우치로 구성되어 있다.

 

 

따로 언급이 필요한 구성품들은 아래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여기서 추가로 봐야 할 것은 이어폰 파우치인데, 이어폰 크기를 생각하면 매우 거대한 크기를 가지고 있다.

 

 

이전에 사용하던 웨스톤 UM PRO 30의 볼트 케이스의 경우 사이즈가 너무 작아서 이어폰을 수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W60의 파우치는 크기가 커서 수납에 불편함이 없다. 파우치의 외관 재질은 단단하여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이어폰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파우치 내부 상단에는 이어폰을 사용할 때 필요한 부품들을 수납할 수 있도록 공간이 나누어져 있으며, 수납된 물건이 흩어지지 않도록 앞에 고무 밴드 망이 붙어있다. 사진에 보이는 실리카겔은 이어폰과 은도금 케이블의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넣어놓은 것이다.

 

 

이번에는 이어폰의 디자인에 대해서 알아보자.

 

못생긴 디자인과 허접한 플레이트 내구성

 

W60 이어폰 유닛을 보면 디자인이 매우 투박한 느낌이 든다. 말리부 리뷰 때 K5의 싸구려 플라스틱 트림을 욕한 적이 있었는데 W60의 유닛 재질이 약간 그런 느낌이다. 물론 그것보다는 외관이 부드럽게 느껴지도록 갈아 내긴 했지만...

 

 

디자인만 보면 이게 무슨 100만 원이야 할 정도로 아쉽다. 보기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그랬는데 디자인이 이래서 좋은 소리 내겠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참고로 비슷한 가격대의 이어폰들 디자인은 아래와 같다. W60 디자인이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웨스톤의 모니터링 이어폰 시리즈인 UM PRO의 경우에는 유닛의 케이스가 투명하게 되어 있어 모던한 느낌을 주는데 W 시리즈의 이어폰은 왜 저렇게 투박한 것인지 아쉽다.

 

 

그나마 은도금 케이블 때문에 "그래도 W60이 가격이 좀 나가는 이어폰이구나"라고 생각이 들기는 한다.

 

 

웨스톤의 W 시리즈는 특이한 점이 하나 있는데, 유닛 옆에 있는 메탈 재질의 플레이트를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봉된 육각 드라이버를 플레이트 나사 부분에 넣고...

 

 

돌리면 아래와 같이 플레이트가 분리된다.

 

 

회색 색상의 플레이트로 장착한 사진. 여전히 못생겼다.

 

 

나름 차별화하려고 이런 기능들을 넣은 것 같은데 문제는 플레이트의 내구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다. 플레이트의 페인트가 너무 쉽게 벗겨지기 때문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W60 유저들은 해외에서 직구로 플레이트를 구매하거나 투명 매니큐어를 바르는 등의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100만 원이 넘는 이어폰에서 나올만한 내용이 아닌 것 같은데 웨스톤이 좀 더 구성품의 품질에 신경을 써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다음 버전에서 플레이트의 재질을 알루미늄이나 스테인리스로 바꿔서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만들어 주거나, 유닛 디자인을 UM PRO처럼 투명하게 바꿔준다면 이어폰을 사용할 때 만족감이 더 높을 것 같다.

 

가격만 올린 저급한 블루투스 모듈

 

위에서 살펴본 플레이트의 경우에는 그래도 디자인에 차별화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수긍할만한 구성이라고 생각되지만, 이번에 살펴볼 블루투스 모듈은 웨스톤이 돈을 더 벌어먹기 위해 계획한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블루투스는 아래의 사진과 같이 3년 전에나 나올법한 모듈 형태로 되어 있다.

 

 

이 블루투스 모듈의 문제점은 MMCX 단자를 지원한다는 것 외에는 장점이 없다는 것이다. 일단 MMCX 단자 부분에 이어 가이드가 없고 선이 짧아 이어폰이 고정되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블루투스 모듈의 스펙을 보면 블루투스 버전은 4.0이고 배터리는 8시간의 연속 재생 시간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2018년 이전의 블루투스 이어폰들에서 볼 수 있는 스펙이다.

 

아니나 다를까 네이버에 블루투스 모듈을 검색해 봤더니 아래와 같이 2017년 12월에 출시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모듈의 가격이 9만 9천 원이라는 것이다. 2019년 W60의 원래 가격이 109만 9천 원인 것을 생각하면 저급한 블루투스 모듈을 패키지에 끼워 넣고서는 출고 가격을 10만 원이나 올렸다는 것이다. 아 이건 좀... 우리나라 기업들이 하는 짓을 미국 기업이 버젓이 하고 있으니까 할 말이 없네...

 

더 열 받는 것은 이미 블루투스 모듈 V2가 시장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웨스톤 블루투스 모듈 V2는 블루투스 버전이 5.0으로 올라가고 aptX-HD 코덱을 지원하여 무선 환경에서도 좋은 음질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으며, IP5의 방수와 최대 연속 재생시간이 12시간으로 스펙이 대폭 향상되었다. 심지어 가격도 5만 원밖에 오르지 않았다.

 

 

생각이 있으면 100만 원이 넘는 이어폰이고 플래그십은 아니더라도 그에 준하는 이어폰이면... 상식적으로 블루투스 모듈 V2를 넣어줬어야지. 아니 이어폰을 100만 원짜리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저런 스펙 좋은 블루투스 모듈을 넣어주고 115만 원에 판다고 "아 비싸서 못 사겠다!!" 하겠냐고... 이건 누가 봐도 웨스톤의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블루투스 모듈 V1의 경우 aptX 코덱을 지원하지만 음질은 그냥 속된 말로 쓰레기 수준이다. 물론 W60을 블루투스 모듈에 연결하고 듣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건 도가 지나쳤다. 이전 갤럭시 S21 리뷰에서도 언급한 내용이지만 100만 원이라면 100만 원에 맞는 구성품으로 제품을 기획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쓰레기는 중고나라에 올려도 사는 사람도 없어서 그냥 버려질 뿐이다. 상식적으로 이 가격이면 중고 나라에서 버즈 라이브를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이다. 웨스톤의 상품 기획자는 반성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블루투스 모듈의 꼼수를 용서하고도 남는 미친 분리도와 해상도 (주관적인 리뷰임)

 

저급한 블루투스 모듈에 기분이 상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W60이나 되는 이어폰에 블루투스 모듈에 연결해 듣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애초에 기본으로 구성된 케이블이 은도금 재질의 고급스러운 케이블인 것만 봐도 "딴짓하지 말고 유선으로 그냥 들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지 않은가?

 

심지어 기본 케이블의 가격이 아래와 같이 매우 비싼 고급 케이블이기 때문에 블루투스 따위로 들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유선이 너무너무 귀찮아서 쓰기 싫다 그러면 다음에 리뷰할 버즈 프로를 구입하도록 하자.

 

기본 케이블이 16만원인 은도금 케이블

 

이제 이번 리뷰에서 가장 중요한 음질에 대해 알아보자. 테스트 곡은 아래와 같으며 소스 기기는 플레뉴 R2로 진행하였다. 모든 곡은 FLAC 16 ~ 24의 고음질 파일이며, 플레뉴 R2의 음장은 마에스트로로 설정하였다.

 

1. 이소라 - 바람이 분다.

2. Dua Lipa - Don't Start Now

3. 악동뮤지션 - DINOSAUR

4. Noami Scoot - Speechless

5. 아이유 - Celebrity

6. O.O.O - 눈이 마주쳤을 때

 

 

1) 이소라 - 바람이 분다 > 섬세한 표현력, 완벽에 가까운 분리도

 

바람이 분다를 들어보면 W60의 섬세한 표현력과 완벽에 가까운 분리도를 느낄 수 있다. 노래의 47초부터 기타의 잔잔한 소리와 백그라운드에서 들리는 드럼 소리가 뚜렷하게 분리되어 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후 1분이 넘어가면 스네어 드럼이 나오는데 바로 양 옆에서 치는 듯한 타격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이 곡에서는 일반 이어폰으로 들을 수 없는 이소라 씨의 숨이 헐떡이는 (?) 소리가 들리는데, 가사에 들어가기 전에 "스읍 후우~" 하는 숨을 고르는 소리가 W60에서 아주 정확하게 들린다. 이 부분은 호불호가 좀 갈릴 것 같은 게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 음악을 분석하는 소리를 내기 때문에 나처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2) Dua Lipa - Don't Start Now > BA 드라이버 이어폰이지만 저음 표현력은 넘사벽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아 리파의 Don't Start Now는 이어폰의 저음 성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곡이다. 일반적으로 BA 드라이버의 이어폰은 DD 드라이버와 달리 소리를 내는 노즐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넓고 깊이 있는 저음을 내기에는 한계가 있는 편이다.

 

하지만 W60의 저음은 영역별로 2개의 BA 드라이버에 나눠 극저음까지 정확하게 표현한다. 곡의 후렴부에 깊이 있는 극저음이 우우웅하면서 곡을 한번 훑고 지나가는데, 일반적인 이어폰으로는 듣기 힘든 극저음조차도 놓치지 않는다.

 

또한, 다른 이어폰으로 Don't Start Now를 들으면 강력하고 힘 있는 저음 때문에 다른 영역대가 잘 들리지 않는 마스킹 현상이 있다고 느껴지지만, W60은 그냥 모든 영역대의 소리가 다 들린다. 보컬이고 악기고 저음이고 그냥 다 들린다. BA 드라이버 이어폰이라고 해서 저음이 약한 게 아니라는 것을 W60을 통해 아주 쉽게 느낄 수 있다.

 

3) 악동뮤지션 - DINOSAUR > 동급 DD 드라이버 이어폰과 비교 시 뛰어난 표현력

 

사실 나는 처음에 W60을 살 생각이 없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웨스톤 UM PRO 30이 너무 심심한 소리라서 좀 펀한 사운드의 하이엔드 이어폰을 찾고 있었으며, 이러한 이유로 베이어 다이내믹의 셀렌토를 구입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청음샵에서 W60과 셀렌토를 비교해봤으며, 셀렌토를 청음하고 난 후 내가 느낀 점은 아래와 같다.

 

베이어 다이나믹의 플래그십 이어폰 셀렌토

 

- 셀렌토의 과하게 밝은 음색은 나에게는 오히려 부담스러웠다.

- 셀렌토가 저음이 과하다는 리뷰가 있었지만, 저음보다는 오히려 중고음 쪽이 더 착색이 있는 게 아닌가 느껴졌다.

- 셀렌토는 이어 가이드가 없어서 가이드에 익숙해진 나에게는 착용감이 어색했다.

- 여자 아이돌 그룹의 곡 중 일부에서 너무 과하게 밝다는 느낌이 났다. (Ex. 로켓 펀치 > BOUNCY)

- 1DD로써는 좋은 분리도였으나 W60의 멀티 BA 이어폰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떨어졌다.

- 공간감은 확실히 W60보다는 셀렌토가 좋았다.

 

결론적으로는 셀렌토는 내가 원하는 음색이 아니었다. 100만 원이 넘는 이어폰이니 해상도가 높네 낮네 하는 평가는 사실 의미가 없는 게, 가격을 생각하면 해상도나 음질이 안 좋을 일이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결국은 음색의 취향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고음과 저음에 착색이 느껴지는 셀렌토 보다는 모든 영역대가 고르고 플랫한 W60이 내 취향에 더 맞았다.

 

악동 뮤지션의 DINOSAUR를 셀렌토와 W60을 비교하며 청음 했는데 두 이어폰 모두 가격에 맞는 뛰어난 음질을 들려주었다. 하지만 이 두 이어폰의 성격이 확실히 다르다고 느꼈던 구간이 있었다.

 

이게 괜히 바다 그림이 아니었네

 

DINOSAUR의 1분 17초 구간을 들어보면 셀렌토는 1분 구간에 나왔던 소리와 동일한 소리를 냈지만 W60은 달랐다. 순간 내가 뭘 잘못 들었나 싶어서 다시 들었는데 W60은 이 구간에서 뭔가 사이다의 탄산이 터지는 소리 (또는 파도가 잘게 부서지는 소리)를 내며 각자 다른 방향으로 소리가 퍼져나갔다. 이 구간은 2분 37초 구간에 다시 나오는데 셀렌토는 이러한 소리를 표현해주지 못했고 W60에서는 확실하게 표현되었다.

 

가지고 있던 UM PRO 30을 꺼내 동일 구간을 반복해 들었지만, W60과 같은 거품이 터지는 잔향감을 표현해주지 못했다. 같은 BA 드라이버 이어폰이라도 급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이 구간에서 사실상 나는 W60의 훨씬 섬세한 표현력에 감명받았고 셀렌토가 아닌 W60을 구매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참고로 해당 구간에 거품이 터지는 듯한 잔향감을 들려주는 리시버는 W60 외에도 메제 99 클래식과 H9 3세대 헤드폰이 있었지만 W60 만큼 확실한 소리는 들려주지 못했다.

 

4) 아이유 - Celebrity > 다른 이어폰에서는 느끼기 힘든 해상도, 착색 없는 플랫한 소리

 

테스트 곡 중 FLAC 24 / 48Khz의 고음질 음원으로 W60의 해상도와 착색 없는 음색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어떠한 음역대도 부스트 되지 않고 완벽하게 중립적인 사운드를 내준다. 그러면서 앞에서 들어봤던 곡들과는 다르게 공간이 매우 넓게 느껴지며 (아마 음원 파일이 앞에서 테스트한 곡들 대비 더 뛰어나서 그랬을 것이다.) 보컬과 악기가 서로 앞으로 나가려는 느낌 없이 자기가 속한 위치에서 조화로운 소리를 들려준다.

 

즉, 보컬과 악기, 멜로디의 밸런스가 매우 뛰어나다. 모든 음역대가 정확하게 분리되어 모든 음이 또렷하게 표현되는 것이 느껴진다. 다만, 이 정도의 소리를 내려면 이어폰뿐만 아니라 음원과 소스기기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올라가야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로 이 곡도 아이유가 가사에 들어가기 전에 숨을 한번 스읍하고 공기를 흡입하는 (???) 소리가 명확하게 들린다.

 

5) O.O.O - 눈이 마주쳤을 때 > 밴드 음악에 필수인 일렉 기타와 타격감이 뛰어난 드럼 소리

 

테스트 곡 중 FLAC 24 / 96Khz로 가장 음질이 좋은 음원이다. 원래 웨스톤 하면 락 / 메탈 머신이라고 불렸을 만큼 밴드 음악에 최적화된 리시버로 유명하다. O.O.O의 눈이 마주쳤을 때는 밴드 음악에서 필수적인 일렉 기타와 드럼 소리가 잘 표현되는 곡이라고 생각되어 해당 곡을 마지막으로 테스트하였다.

 

곡의 1분 27초부터 보컬이 빠지고 악기 만으로 이루어진 소리가 2분까지 이어지는데, 일렉 기타와 베이스 드럼의 표현력이 내가 가지고 있는 헤드폰들보다 훨씬 뛰어나다. 복잡한 밴드 음악에서 단 하나의 악기 소리도 놓치지 않고 들려주는데 50만 원대 헤드폰에서도 듣기 힘든 소리를 들려준다. 특히, 일반적인 이어폰에서 묻혀서 들리는 심벌의 표현력이 일품인데, 심벌이 칭칭 거리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치이잉 치이잉"하며 심벌의 잔향감을 디테일하게 표현한다.

 

이 곡의 하이라이트인 2분 36초부터 곡이 끝날 때까지 일렉 기타와 드럼이 조화를 이루어 곡을 이끌어가는데, 드럼의 경우 치는 소리가 "탕탕 칙칙" 과 같이 단순한 타격소리가 아닌 "탕타르르르... 치이잉~ 치잉~"과 같이 타악기의 잔향감을 정확하게 표현해준다.

 

요약

 

웨스톤 W60 2019 버전 이어폰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장점 단점
뛰어난 착용감과 차음성 100만원대의 이어폰 같지 않은 투박한 디자인
가격에 걸맞는 풍성한 구성품 이미 유명한 허접한 플레이트 내구성
활용도가 높은 큰 파우치 가격을 올릴려는 꼼수에 불과한 블루투스 모듈
급에 걸맞는 은도금 4심 순정 케이블  
100만원의 가치를 하고도 남는 뛰어난 음질  
동급 DD 이어폰 대비 뛰어난 분리도와 표현력  
착색 없이 플랫한 편안한 음색  
AS 2년 지원 + 멤버십 카드 구입 시 1년 추가 지원  
총점: 9 / 10 (제발 디자인만 바꿔주세요 ㅠㅠ)

 

웨스톤 W60 2019 버전의 음역대별 성격은 아래와 같다. 오래 들어도 피곤하지 않고 모든 음역대가 골고루 들리는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W60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이어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아래의 음역대별 성격 표현은 음질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음역대별 성격 표현 (★ 5개가 만점)
고음: ★
중음:
저음: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100만 원이라는 비싼 가격을 가지고 있지만, 소리의 측면에서 봤을 때는 100만 원의 가치를 충분히 하고도 남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어폰의 디자인은 100만 원어치가 아닌 20만 원어 치라는 것 (사실 20만 원짜리 중에 이거보다 더 이쁜 것도 많다.), 가격을 올리기 위한 꼼수로 재고 떨이용 블루투스 모듈을 끼워 팔아 출고가를 올렸다는 점에서는 매우 아쉽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을 UM PRO와 같이 투명한 케이스로 변경하고 블루투스 케이블을 빼서 정가 딱 100만 원에 맞춘다면 솔직히 나는 다음 이어폰도 W60을 고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애 최초 100만 원이 넘는 이어폰 리뷰. 내가 느낀 감정들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는데... 소리가 또 취향이라 이런 거를 글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다음 리뷰는 요즘 핫한 버즈 프로로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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