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가성비란 이런 것이다!? 음질 좋은 TRN TA1 이어폰 리뷰

2021. 7. 2. 23:50나름 써본 개발자 리뷰/음향 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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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덥고 습한 여름이 다가오면서 오랜만에 마음에 쏙 들었던 TWS 이어폰인 버즈 프로를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워졌다. 버즈 프로 특유의 디자인으로 인해 귀 내부가 제대로 통풍이 안되면서 "외이도염"에 걸리게 된 것이다. 버즈 프로를 한 시간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귀 내부가 가렵고 노란색 진물이 나오는 문제로 인해 더 이상 버즈 프로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버즈 프로를 동생에게 넘기고 나는 다른 방법으로 출퇴근 때 음악을 감상하기로 했다. 만약, 버즈 프로를 사용하면서 외이도염으로 문제가 발생했다면 아래 기사를 참고해서 환불하는 것을 추천한다.

 

https://www.yna.co.kr/view/AKR20210527089600017

 

삼성 무선이어폰 '갤버즈' 외이도염 증빙 시 환불·치료비 지급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자사 무선 이어폰인 갤럭시 버즈 프로를 쓰다 외이도염 등 귓병이 걸린 소비자들에게 제...

www.yna.co.kr

 

버즈 프로를 대체하기 위해 가장 먼저 구입한 것은 블루투스 DAC인 샨링 UP4였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한 것 치고는 성능이 매우 좋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아래의 링크에서 샨링 UP4에 대한 리뷰를 볼 수 있다.

 

https://kim1124.tistory.com/114

 

[DAC] 차이파이 맛좀 볼까? 샨링 UP4 블루투스 DAC 리뷰

버즈 프로를 사용하고 외이도염에 걸리다 올해 삼성전자의 최고의 제품이라고 불러도 부족함이 없었던 갤럭시 버즈 프로. 구매 후 2달간 TWS의 발전에 감탄하며 출퇴근 때 즐거운 음악 감상을 하

kim1124.tistory.com

 

다음은 가장 중요한 이어폰을 선택할 차례였다. 출퇴근 때 전투형으로 사용해야 되기 때문에 저렴하고 그나마 음질이 괜찮은 제품을 검색하기 시작했고, 중국의 TRN사의 TA1이라는 이어폰이 적절하다고 생각되어 바로 구매하게 되었다.

 

 

5만 원도 되지 않는 저렴한 이어폰이지만 패키지와 디자인, 마감까지 훌륭한 TA1을 지금부터 자세하게 살펴보자.

 

 

TRN TA1 개봉기

 

주문 후 3일 만에 TA1 이어폰이 도착했다. 5만 원 미만의 가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기본 구성품으로 케이스가 있다는 것은 장점으로 생각된다.

 

 

생각보다 괜찮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기본 케이스. 당연히 고가의 이어폰 패키지에 들어 있는 케이스보다는 떨어지지만 TA1의 가격이 5만 원도 안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정도면 훌륭하다. 내부에는 그물망으로 부속품을 넣을 수 있게 되어 있다.

 

 

박스를 개봉하면 아래와 같이 TA1 유닛이 모습을 드러낸다. 5만 원 미만의 가격을 잊게 하는 훌륭한 디자인과 마감이 돋보인다.

 

 

박스의 구성품은 아래와 같다. TA1 이어폰, 3쌍의 검은색 / 반투명 실리콘 팁과 한 쌍의 폼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어 팁의 구성은 괜찮은 수준이지만, 실제로 쓸만한 것은 폼팁 밖에 없다. 이유는 아래에서 설명하도록 한다.

 

 

유닛은 마그네슘 합금으로 제작되어 있는데, 디자인과 마감이 매우 훌륭하다. 가격을 모르는 사람에게 보여 준다면 비싼 이어폰으로 충분히 오해 (?) 받을만하다. 다만, 유닛의 크기가 제법 큰 편이라 무게가 생각보다 많이 나간다.

 

 

케이블은 놀랍게도 4코어 은도금 동선으로 되어 있다. 세상에 5만 원도 안 되는 이어폰에 은도금 동선이라니...

 

 

3.5mm 단자는 플라스틱 뚜껑까지 제공한다. 이건 좀 오버한 거 같은데... 대륙이라 가능한가?

 

 

대륙이라서 가능한 5만 원도 안 되는 이어폰이 이 정도라니... 나중에 하이파이 시장에 중국 이어폰들이 쫙 깔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끼게 해 준다. (이미 수월우만 봐도 전 세계에서 먹힐 정도니까 ;;)

 

 

TA1을 착용한 사진. 유닛이 크고 이어 가이드가 제대로 지지하지 못해 마치 얹혀 있는 듯한 헐렁한 느낌이 든다. TA1의 단점 중 하나로 아래에서 자세하게 후술 한다.

 

 

 

TRN TA1 청음기

 

TA1을 리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음악을 들어보았고, 3가지의 곡을 기준으로 TA1의 특징을 풀어볼 예정이다. 소스 기기는 플레뉴 R2 3.5mm 단자를 사용하였고, 음원은 모두 Flac 16 ~ 24 bits의 원음 파일이다. 이어 팁은 실리콘 이어 팁이 못쓸 정도로 쓰레기라서 폼팁을 사용하였다.

 

1) BTS - Butter (FLAC 16 bits)

 

한국의 최고의 팝스타인 BTS의 최신곡 Butter는 2021년 5월 디지털 싱글 앨범에 속해 있는 곡으로 신나고 경쾌한 팝송이다. 이 곡은 처음부터 단단한 베이스와 청량감 있는 사운드가 어우러진 곡으로, TA1이 빠르고 경쾌한 최신 트렌드의 음원들을 잘 표현하는지 궁금하여 선정하게 되었다.

 

 

Butter를 재생하면 곡 초반부터 베이스가 깔려서 나오는데 타악기의 표현은 생각보다 괜찮은 수준으로 느껴졌다. 또한, 저음의 표현도 괜찮았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저음이 다른 음역대를 침범하지 않고 깔끔하게 표현된다는 것이다. TA1이 저음 성향의 이어폰이기 때문에 중음이나 중고음 쪽을 마스킹하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의외로 중고음이 잘 분리되고 선명하게 들렸다. 아무래도 BA 유닛을 따로 둔덕에 중고음이 잘 분리되어 들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Butter는 매우 빠르고 경쾌한 곡이기 때문에 반응이 느린 리시버를 사용하는 경우 잔향으로 인해 지저분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TA1에서는 그러한 현상은 느껴지지 않았다. 최신 음악 트렌드가 잘 반영된 세팅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아쉬운 점은 극저음 음역대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W60으로 Butter를 청음 했을 때는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깊게 떨어지는 극저음이 들렸지만 TA1에서는 표현하지 못했다. (절벽 끝도 못가보고 끝나는 느낌?)

 

2) 헤이즈 - 헤픈 우연 (FLAC 24bit)

 

다음 곡은 헤이즈의 최신 곡인 헤픈 우연으로 보컬과 베이스의 표현이 돋보이는 곡이다. Butter와 비슷한 분위기지만 좀 더 차분하고 더 많은 악기들과 헤이즈의 청량감 있는 보컬이 조화를 이루는 곡이다.

 

 

TA1과 정말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하는 헤이즈의 헤픈 우연은 5만 원 미만의 이어폰이 맞나 싶을 정도로 뛰어난 해상도를 느낄 수 있다. 곡 초반부에 보컬과 기타로만 이루어진 소리가 들리는데, 선명하고 시원한 소리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중고음을 잘 다듬어서 치찰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오랜 시간 감상하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곡 중반부터는 베이스와 수많은 악기가 나오는데, 부드러운 저음과 잘 잡힌 중고음 밸런스로 균형 있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또한, 저음 성향의 음색을 띄고 있음에도 어둡고 답답한 소리가 아닌 부드럽고 활짝 펼쳐진 소리를 내는데 TA1의 뛰어난 해상도가 잘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아쉬운 점은 곡 자체가 복잡하다 보니 Butter때 느껴졌던 좋은 분리도가 약간 퇴색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해상도도 좋고 밸런스도 뛰어나지만, 믹스가 복잡해지니 분리도에서 한계가 느껴졌다. 또한, 잘 다음은 중고음과는 달리 고음 영역은 상대적으로 흐릿하고 지저분한 느낌이 들었다.

 

3) The Pretty Reckless - And So It Went (FLAC 24 bits)

 

스포티파이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해외의 락에 눈을 뜬 후 한눈에 반한 락밴드 The Pretty Reckless의 싱글 앨범에 수록된 And So It Went는 헤비메탈 장르의 곡으로 파워풀하고 강렬한 밴드 소리가 돋보이는 곡이다. TA1이 파워풀한 헤비메탈 장르의 음악을 잘 소화해 낼 수 있는지 궁금해서 선정했다.

 

 

And So It Went는 장르 특성상 극저음이 많은 편인데, 그 부분이 비어있다 보니 소리의 힘이 원래의 곡보다 많이 빠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DD 드라이버가 적용되어 저음과 공간감의 표현이 나쁘지는 않지만, 헤비메탈과 같은 장르에서 중요한 힘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은 아쉬웠다. 특히, 킥 드럼 소리가 흐릿한 게 너무 아쉬웠다.

 

 

TA1 단점

 

TA1을 청음 한 결과, TA1의 음질은 기대 이상으로 매우 뛰어났다. 솔직히 얼마 전에 여자 친구에게 받은 슈어 SE425보다 더 좋은 부분이 있다고 느껴질 만큼 가격 대비 매우 x 100 훌륭한 음질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이어폰이라는 게 다른 게 다 나빠도 음질만 좋으면 일단 절반은 먹고 들어가기 때문에, TA1을 구입한다면 반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겠다.

 

나머지 절반에는 디자인, 구성품, 착용감 등 부가적인 항목들이 있을 것이다. 이 중에서 개봉기에서 봤듯이 가격, 디자인, 구성품 모두 충분히 좋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TA1에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치명적인 단점 2가지가 있다. 이 2가지가 나머지 절반의 절반을 잡아먹었다고 생각한다.

 

25%에 해당하는 치명적인 단점 2가지를 알아보자.

 

1) 착용감이 너무 구려 ;;;

 

TA1의 단점 중 하나는 바로 착용감이다. 구매 후기나 다른 블로그의 리뷰들을 보니까 착용감이 좋다는 후기가 많아서 기대했는데, 좋기는 개뿔... 착용감이 너무 좋지 않다. 착용감이 개판인 이유를 보자면 일단 유닛이 크고 무거워서 아래로 축 쳐지는 문제가 있다. 마그네슘 하우징이라고 자랑하던데 스테인리스 (?)로 만든 것처럼 묵직하다.

 

TA1을 귀에 착용한 사진. 유닛의 크기가 크고 무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유닛이 크고 무겁다고 해서 착용감이 다 구리진 않다. 이런 경우에는 이어 팁이 귓구멍을 꽉 잡아주고 이어 가이드가 안쪽으로 살짝 밀어주는 탄성이 있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TA1의 가격을 생각하면 이어 가이드의 탄성은 기대하기 힘들다. 이어 가이드가 말 그대로 장식인 것이다. 하지만, 이어 가이드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는데...

 

2) TA1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 이어 팁이 구려도 너무 구리다.

 

바로 이어 팁이다. 줘도 욕먹는다는 소리가 바로 TA1의 이어 팁에 가장 잘 어울리는 표현이 아닌가 싶다. 실리콘 이어 팁은 심각하다. 여러 이어폰을 구입하고 사용해봤지만 이렇게 구린 이어 팁은 처음 봤다. 갤럭시 버즈 시리즈의 이어 팁이 별로라고 리뷰에다 매번 쓰고 있는데, 차라리 그걸 끼고 싶을 정도로 구리다.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구린 실리콘 이어팁.

 

실리콘 이어 팁은 귀를 고정하는 기능이 아예 없다. 크기가 작건 크건 귓구멍을 제대로 고정하지도, 막아주지도 못한다. 여기에 무거운 유닛이 만나 조금만 걸어도 바로 덜렁덜렁거린다. 잘 착용해도 차음이 안되니 TA1의 장점인 저음이 다 밖으로 새어 나간다. 애초에 TA1의 소리를 제대로 느끼려면 동봉되어 있는 폼팁을 끼는 게 맞다. 폼팁이 구성품에 없었다면 TA1의 음질 리뷰는 정반대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이어 팁이 음질에 주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이어 팁에 대해서 신경을 썼어야 하는데, TA1의 실리콘 이어 팁은 모양만 그럴듯한 쓰레기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이어 팁의 구성이 좋아 보이지만 실제로 제 기능을 하는 이어 팁은 한쌍의 폼팁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요약

 

TRN TA1 이어폰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장점 단점
가격 대비 오버했다 싶을 정도의 풍부한 구성품 수많은 이어팁 중에서 쓸만한 것은 1쌍의 폼팁 뿐
10만 원대 이어폰들과 견주어도 될만큼의 높은 해상도 크고 무거운 이어폰 유닛
잘 조절된 고음 / 저음 밸런스, 거슬리지 않는 음색 제대로 밀착되지 않은 불안한 착용감 
윗급의 이어폰에서도 보기 힘든 은도금 4심 MMCX 케이블 거의 느껴지지 않는 극저음 표현력
동일 가격대에서는 만나기 힘든 1DD + 1BA 유닛 구성  
선명하고 깨끗한 중고음 음질  
뛰어난 디자인과 제품 마감  
음질로 보면 최소 5만원은 더주고 사도 불만이 없을듯  
총점: 7.5 / 10 (착용감과 이어 팁이 점수 다 깎아먹음)

 

어떻게 보면 5만 원 미만의 이어폰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사실, 가격을 생각하면 모든 것을 다 용서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이어폰 임에는 분명하다. 5만 원 미만의 이어폰으로는 적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10만 원대 이어폰들과 비교해도 뒤쳐질게 별로 없을 정도로 훌륭한 음질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아쉬운 것 이다. 착용감만 좋았어도 TA1은 10점 만점을 줘도 충분할 정도로 좋은 제품이라는 것이다. 다행히도 폼팁을 활용하면 납득하기 힘든 착용감이 많이 개선되기 때문에, 컴플라이 폼팁이나 Final 폼팁 등 다른 회사의 폼팁 제품 중에서 잘 맞는 게 있는지 찾아보고 그 폼팁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오늘은 여기까지이며, 다음 리뷰에서는 버즈 프로를 대체하기 위한 두 번째 방법인 버즈 라이브에 대해 리뷰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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