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14. 23:27ㆍ의식주차 그리고 여행/차
이번 글에서는 올 뉴 니로 (이하 니로 2)의 주행 느낌과 시승 후기에 대해 알아본다. 올 뉴 니로의 외부 / 내부 구성 및 구형 니로와 구성 비교에 관련된 내용은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kim1124.tistory.com/167?category=394256
1. 파워트레인
니로 2에 탑재된 파워트레인은 앳킨슨 사이클 방식의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와 하이브리드 전용 6단 DCT 미션이 병렬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엔진은 1,580cc 배기량을 가진 직분사 자연흡기 엔진으로 105 마력의 최대 출력과 14.7 kgm.f의 최대 토크를 가지고 있으며, 모터는 32마력의 최대 출력과 170Nm (17.34 kgm.f)의 출력을 가지고 있다.
일반 내연 기관 파워트레인 기준으로 보면 니로 2의 총출력은 141마력 / 20 kgm.f 중반의 토크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시승 시 측정한 제로백은 9초 후반으로 140마력 초반의 내연 기관 자동차들보다 약간 빠른 기록을 내주었다. 이 파워트레인은 현대의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에 최초로 탑재되었으며, 이후에 니로 하이브리드와 코나 하이브리드에 적용되어 성능과 내구성이 입증된 시스템이다.
장점 1. 알아차리기 힘든 부드러운 엔진과 모터의 전환
엔진과 모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동작 방식이 전혀 다른 두 개의 동력원이 출력을 휠로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의 연동이 굉장히 중요하다.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동작해야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YF 소나타 하이브리드와 같이 울컥거리고 제대로 된 성능과 연비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다행히도 니로 2에 탑재된 파워트레인의 완성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사실상, 소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는 도요타의 프리우스와 비교해도 될 정도로 매우 높다고 생각된다. 모터가 단독으로 바퀴를 굴리는 시간도 길고 고속에서도 단독으로 출력을 전달할 수 있으며 경사로를 주행하거나 급가속을 할 때 모터가 엔진을 보조해주는 기능도 충격 없이 부드럽게 보조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모터에서 엔진으로 전환될 때 이질감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게 전환이 된다는 것이다. 이전의 현대 / 기아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들은 이 부분에서 울컥거리는 이상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니로 2에서는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서로 다른 동력원 간의 부드러운 전환은 승차감과 내구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엔진과 모터의 부드러운 전환은 분명한 장점이다.
장점 2.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매하는 이유? 어느 주행 환경에서도 만족스러운 높은 연비
니로 2 하이브리드의 공인 연비는 휠의 크기에 따라 18.8 ~ 20.8 km/L로 현재 출시된 내연 기관 자동차 중에서는 TOP 5 안에 드는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1위는 현대의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도요타 프리우스 - 22.4km/L) 니로 2를 시승했을 때 계기판에 출력된 평균 연비는 24.4km/L로 시승 당시 정체가 심한 환경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좋은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재 내가 타고 있는 더 뉴 말리부 1.35의 평균 연비가 15.6km/L를 기록하고 있으니까 니로 2와는 대략 10km/L가 차이 나는 셈이다. 이 두 차량을 1년에 2만 키로를 주행한다고 가정하고 총유류비를 계산해보자. 휘발유 기준 리터당 1,750원으로 계산하면, 말리부는 대략 225만 원이 필요하고 니로 2의 경우에는 131만 원이 필요하다. 1년에 대략적으로 94만 원의 유류비 차이가 나는 것이다. 1년에 유류비를 100만 원 이상 절약한다고 생각하면 니로 2의 연비는 굉장히 매력적이다.
다만, 니로 2의 가격이 준중형 차량임을 감안했을 때, 생각 이상으로 비싼 만큼 절약된 연료비로 차량의 가격을 상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반드시 알아보고 구매를 하는 것이 좋겠다. (글 아래에서 타사 중형 자동차와 비교해보자.)
장점 3. 재미없는 하이브리드는 가라! 보기 드문 독특한 DCT 미션이 조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
니로 2에는 하이브리드 전용 6단 DCT 미션이 적용되어 있다. 경쟁사인 도요타가 유성 기어를 사용한 e-CVT 시스템을 사용하는 만큼 반응 속도, 직결감, 운전 재미는 현대 / 기아 자동차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한 수 위라고 말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현대 / 기아 자동차의 건식 7단 DCT처럼 울컥이거나 거친 느낌이 적고 자동 변속기와 같은 부드러운 변속감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니로 2의 DCT 변속기가 울컥거리거나 충격이 적은 이유는 변속 시점에 엔진을 전기 모터가 보조해주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수동 변속기를 몰아본 경험이 있는 운전자라면 주로 시프트 다운을 할 때 차량이 울컥거리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수동 변속기가 시프트 다운 때 울컥거리는 이유는 엔진의 RPM이 변속된 단수와 맞지 않기 때문인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더블 클러치나 힐앤토로 엔진 RPM을 올려준 후 기어를 내리면 울컥거리지 않고 부드럽게 변속된다. 이러한 작업을 전기 모터가 어느 정도 비슷하게 해주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니로 2가 DCT 미션이 적용되었다고 해서 구매를 망설이거나 포기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부드러운 변속감과 좋은 직결감을 선사하기 때문에 운전 재미가 떨어지는 CVT 보다는 훨씬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단점. 엔진 출력이 조금만 더 높았더라면... 너무 낮은 엔진 출력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공통적인 단점 중 하나는 배터리가 모두 소진되었을 때 출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모터가 동작할 수 있을 정도로 배터리가 남아 있다면 환경에 따라 모터가 엔진을 보조해주기 때문에 엔진의 출력이 낮아도 힘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배터리가 모두 소진되는 경우에는 엔진만으로 주행을 해야 되기 때문에 출력에 대한 아쉬움이 커진다.
현대 / 기아 자동차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특허 문제로 병렬식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시스템의 최대 단점은 모터가 구동되는 경우에는 배터리를 충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도요타의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두 개의 전기 모터를 사용하고 있어 구동과 충전이 동시에 되는데, 병렬식 하이브리드는 그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배터리가 모두 소진되면 엔진을 보조할 수 없다.
또한,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주로 사용하는 앳킨슨 사이클 방식 (밀러 사이클에 더 가까운 구조이지만 제조사에서 앳킨슨 사이클이라고 명시함) 은 밸브 타이밍을 조절하여 연료 효율을 극대화하는 구조이지만, 그에 따라 실린더 내 압축비가 일반 엔진보다 적어 출력과 토크가 부족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105마력의 빈약한 출력을 가진 엔진이 1.4톤의 비교적 무거운 차체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출력에 대한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다만, 니로 2를 가지고 서킷을 가거나 와인딩을 뛰는 경우는 99% 이상 없을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경에서는 출력 부족에 대한 아쉬움은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배터리가 전부 소모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서킷이나 와인딩을 뛰지만 않는다면 배터리가 소진되어 엔진만으로 주행하는 니로 2를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2. 제동 시스템
니로 2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이기 때문에 주행 중에 엔진이 꺼지는 경우가 많다. 전통적인 브레이크 시스템은 엔진이 돌아가면서 나오는 진공으로 브레이크를 동작하기 때문에 엔진이 자주 꺼지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에는 엔진이 생성하는 진공으로 브레이크를 동작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에는 전기 모터를 이용하여 브레이크 동작에 필요한 진공을 생성한다. 니로 2 역시 진공 모터를 사용하여 제동에 필요한 진공을 생성하기 때문에 엔진룸을 열어 보면 쟁반처럼 생긴 하이드로백이 진공 모터 모듈로 대체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장점 1. 항상 일정한 답력을 보여주는 브레이크 페달
진공 모터를 사용한 브레이크 시스템의 장점 중 하나는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이 항상 일정하게 동작한다는 것이다. 엔진 진공을 사용하는 자동차의 경우 브레이크 페달의 유격이 압력에 따라 다른 경우가 있는데 진공 모터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답력이 차이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또한, 하이브리드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페달을 밟았을 때의 느낌이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단, 진공 모터 브레이크 시스템의 경우에는 브레이크 페달이 기존보다 딱딱하고 덜 들어간다고 느낄 수 있으며 진공 모터가 동작하는 모터의 고주파음이 어쩔 수 없이 들리는 경우가 있다. 니로 2의 경우에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 아주 가늘고 작게 고주파음이 들리는데, 내가 현재 타고 있는 더 뉴 말리부 1.35처럼 거슬리는 소리는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진 않을 것이다.
장점 2. 하이브리드 차량에도 원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하다고?
니로 2의 스티어링 휠 컬럼 옆에는 패들 시프트가 붙어 있다. 주행 모드가 ECO일 경우에는 회생 제동을 단계별로 설정할 수 있으며, 스포츠 모드에서는 DCT 변속기의 수동 변속을 지원한다. 회생 제동을 설정하는 기능 중에는 i 페달이라는 원 페달 모드도 있는데 이 모드는 회생 제동을 최대치까지 올려 차량의 정차까지 지원하는 기능으로 왼쪽 패들을 길게 당기고 있으면 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강력한 회생 제동과 함께 차를 정차시킨다.
원 페달 기능은 전기차에서나 볼 수 있는 기능인데 니로 2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임에도 불구하고 i 페달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회생 제동 레벨이 낮을 때도 왼쪽 레버만 길게 당기고 있으면 즉시 i 페달 모드로 변경되어 차량을 정차시킨다.
i 페달 기능은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다리가 편한 것은 물론 배터리까지 빠르게 충전해주기 때문에 연비를 올릴 때도 장점이 있다. 심지어 이 기능은 트림과 관계없어 기본으로 적용되는 만큼 현대 / 기아 자동차의 센스가 돋보이는 좋은 기능이라고 말할 수 있다.
3. 핸들링
니로 2의 스티어링 휠 시스템은 C타입으로 R타입의 묵직하고 정확한 피드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정말 C타입도 무시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 기아 자동차에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 더욱 의미 있다고 느껴졌다. 솔직히 이후에 시승한 쉐보레의 트레일 블레이저의 스티어링 휠 시스템보다 더 좋다고 느껴졌다.
직전에 시승한 XM3의 경우에는 C-EPS가 적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묵직한 느낌과 정확한 피드백으로 높은 점수를 주었는데 니로 2의 C-EPS도 거의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심지어 저속에서 너무 무거웠던 XM3의 독특한 (?) 세팅과 달리 니로 2는 저속에서는 가볍고 고속에서는 적당히 무거워지는 정석적인 세팅이 적용되어 있었다. 아래의 링크에서 XM3의 핸들링 느낌에 대해 확인할 수 있다.
https://kim1124.tistory.com/162?category=394256
니로 2의 핸들링이 이상하게 좋다고 느낀 것은 바로 전에 시승했던 K5 DL3 하이브리드의 더러운 핸들링 느낌 때문이다. 이후에 개선이 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K5의 헐렁한 스티어링 휠 느낌과 돌릴 때마다 거슬리는 잡소리가 났었던 것에 비하면 니로 2의 C-EPS는 정말 말도 안 되게 크게 개선됐다.
당연히 직진할 때 보타도 필요 없고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의 반응도 즉각 차체가 반응하도록 타이트하게 잡힌 것도 마음에 들었다. SUV이긴 하지만 해치백에 가까운 낮은 차제 때문인지 마치 소형 해치백을 조작하는 듯한 재미도 느껴졌다. 아니 이걸... 기아 자동차에서 그것도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느낄 수 있다고??
다만, 이번에 시승한 니로 2가 1만 키로도 주행하지 않은 신차라는 점을 생각하면 나중에 키로수가 많이 늘어났을 때의 느낌도 비교를 해봐야 정확하게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5만 키로를 주행한 시점에 과연 지금과 같은 좋은 느낌을 내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확인해보도록 하자. 참고로, XM3는 키로수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저속에서 너무 무거웠던 것을 빼면 만족스러운 핸들링 성능을 보여주었다.
4. 코너링 / 서스펜션
니로 2는 하부의 무거운 배터리가 탑재되어 다른 소형 SUV들과 달리 후륜에 멀티 링크 방식의 서스펜션이 적용되었다. 멀티 링크 서스펜션은 좌우 바퀴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구조로 승차감이 좋고 노면 추종성이 좋아 토션빔보다 고급스러운 서스펜션 구조라고 말할 수 있다.
니로 2는 SUV / RV 카테고리에 속하는 자동차이지만 실제로 보면 차체가 살짝 높은 준중형 해치백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무게 중심이 다른 SUV 차량보다 낮은 편이다. 무게 중심이 다른 SUV 대비 낮기 때문에 코너링 시의 느낌이 SUV가 아닌 세단이나 해치백의 느낌에 좀 더 가깝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코너링 성능이 SUV 답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최신 SUV들이 높은 무게 중심으로 인한 불안한 주행 성능을 커버하기 위해 차량의 출력이나 크기보다 더 큰 크기의 휠을 장착하고 단단하다 못해 딱딱한 서스펜션을 적용하는 것과 달리, 니로 2는 휠의 크기도 출력 대비 적당하고 서스펜션도 부드러우면서도 빠르게 차체를 잡아주는 딱 중간 정도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주행 느낌이 불안하지도 않으며 승차감은 오히려 동급 대비 좋은 수준이다.
특히, 코너링 시 롤링에 취약한 작은 16인치 휠을 장작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너링 성능이 이 정도로 안정적인 것은 기아 자동차의 서스펜션 세팅 능력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올라왔음을 의미한다. 나는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18인치 휠을 장착하면 준중형 해치백 같은 운동 성능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성능과 승차감에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은 17인치가 선택지에 아예 없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아쉬운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니로 2에 굳이 18인치를 적용해야 되나 싶은 생각이 드는데 공인 연비도 거의 2km/L나 차이가 나고 16인치의 디자인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에 니로 2를 산다 그러면 16인치 휠을 선택한 후 K5 DL3 하이브리드에 장착되는 17인치 휠을 구매해서 장착할 것 같다. 더 높은 휠을 선택하게 유도하고 차량 가격을 올리려는 제조사들의 꼼수에 성능도, 연비도 떨어지는 매리트 없는 비싼 휠을 장착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5. 승차감
위에서 설명한 대로 니로 2의 서스펜션의 완성도는 현재 출시된 여러 신차 중에서도 가장 밸런스가 잘 잡힌 느낌을 보여준다. XM3와 비슷하게 SUV / RV 장르의 차량이지만 세단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밸런스 세팅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니로 2가 다른 소형 SUV들보다 더 뛰어난 항목이 있는데 바로 승차감이다.
니로 2의 승차감은 기대 이상으로 방지턱이나 도로의 잔 요철에서 들어오는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여 승객석으로 전달한다. 위에서 본 것처럼 최신 현대 / 기아 자동차의 최신 SUV들과 달리 서스펜션이 딱딱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상급 모델보다 승차감이 더 좋게 느껴진다. 특히, 후륜에 멀티 링크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1열과 2열 승차감에 괴리감이 컸던 르노 코리아의 XM3와 달리 2열 승차감도 좋다.
거기에 니로 2의 휠베이스는 무려 2,720mm로 소형 ~ 준중형 SUV 중에서도 긴 편이다. XM3 편에서 말했지만 휠베이스가 길면 앞바퀴에서 들어오는 충격을 흡수한 후 뒷바퀴에 충격이 오기 때문에 승객이 느끼는 충격의 강도가 훨씬 줄어든다고 설명했었다. 상급 SUV인 스포티지와 휠베이스가 35mm 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 서스펜션 세팅도 딱딱하지 않으며 타이어도 16인치의 두꺼운 타이어가 적용되어 있다? 승차감이 안 좋을 수가 있을까? ㅎㅎ
https://kim1124.tistory.com/162?category=394256
또한, 동급 취급을 받는 다른 소형 SUV와 달리 2열이 뒤로 눕기까지 하고 2열 공간도 넉넉하니 과연 니로 2가 소형 SUV로 불리는 게 맞는가 의심이 될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셀토스 급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내가 볼 때는 셀토스와 스포티지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준중형 SUV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승차감은 니로 2의 가장 큰 장점으로 시승하는 내내 매우 만족스러웠으며 같이 동승한 친구 역시 승차감이 좋다고 평을 했기 때문에 승차감에서 불만을 가질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6. 정숙성
니로 2의 정숙성은 엄청 조용한 수준은 아니지만 사이드 미러의 소음 때문에 운전이 괴로웠던 K5 DL3나 앞에서 부딪히는 듣기 싫은 풍절음을 가진 소나타 DN8보다는 나은 수준으로 루프가 높은 SUV 스타일임을 감안하면 나쁜 수준은 아니다. 니로 2의 디자인이 좋아서 그런지 앞과 옆에서 들려오는 풍절음은 조용한데 문제는 아래에 있다.
니로 2의 휠하우스를 보면 하부 소음이 심한 이유를 알 수 있는데 아래와 같이 마감 상태가 개판으로 되어 있다. 심지어 방청 처리도 외부에 노출되어 있는 차체에 모두 덮여있지 않고 일부분만 덮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최신 차량들은 아연 도금을 차체에 전부 적용하기 때문에 부식될 일은 거의 없겠지만 하부 소음을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취약할 수 있다.
아래의 사진은 다음에 리뷰할 쉐보레 트레일 블레이저인데 마감이 니로 2와는 차원이 다르다. 사실상 서스펜션 부위를 제외하고는 모두 방음제와 플라스틱 커버로 덮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트레일 블레이저의 정숙성은 소형 SUV 중에서는 XM3와 비슷할 정도로 조용한 편이다. 하체 소음 중에서도 가장 심한 것이 타이어가 도로를 구르는 소리이기 때문에 방음 처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니로 2는 하체 소음에 취약하다.
거기에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에서 지적받았던 엔진룸 소음도 이전보다 약간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칼칼한 카파 엔진의 동작 소리가 거슬리게 들어온다. (사실, 이 문제는 앳킨슨 사이클 방식 때문이긴 하지만...)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배터리 충전을 위해 엔진의 기본 RPM이 1,500 rpm 이상으로 높게 세팅되어 있어 엔진에 시동이 걸리면 소음이 상당한 편이라 엔진룸 방음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데 아무래도 준중형 자동차 급이다 보니 크게 신경을 쓰기에는 비용의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문제는 니로 2의 가격이 솔직히 준중형 자동차의 가격은 아니잖아...? 풀옵션 다 넣으면 소나타나 K5의 풀옵션 가격이랑 거의 비슷한데 ;;;
7. 니로 2에 대한 나의 생각
지금까지 니로 2의 주행 느낌에 대해 적어보았다. 하부 마감이 개판인 것은 아쉽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지적할 만한 요소가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자동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당연히 이 정도는 해야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1편에서 지적한 너무 지나치게 높은 차량의 가격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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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 바라본 니로 2의 풀옵션 가격은 3,736만 원으로 세금을 포함한 실제 구매 비용은 3,900만 원이 살짝 넘는다. 같은 제조사의 상급 모델인 K5 DL3 하이브리드의 경우 4,100만 원이 필요하며,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2륜의 경우에는 4,300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 이것만 봐도 니로 2의 가격이 합리적으로 정해진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
준중형 SUV를 3,900만 원으로 구매를 한다? 제대로 된 비교는 아니지만 내가 타고 있는 말리부를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세금 포함 3,100만 원 정도가 필요하니까 니로 2와의 차이가 대략 800 만 원 정도가 나게 된다. 아까 위에서 계산한 유류비 차이가 1년에 94만 원 정도니까 8 ~ 9년을 타야 니로 2로 차 값을 뽑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니로 2의 시승을 마치고 만족스러웠던 감정과는 별개로 "만약에 내가 니로 2와 더 뉴 말리부 1.35 둘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어떤 차를 골라야 할까?"라는 물음에 나는 더 뉴 말리부를 선택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왜 이런 결론을 내렸는지 니로 2 프레스티지 트림과 더 뉴 말리부 1.35 프리미어 트림을 비교해보자. 아래의 사진은 니로 2의 프레스티지 트림에 적용되는 옵션들이다.
위의 표를 기준으로 더 뉴 말리부 프리미어 트림과 니로 2 프레스티지 트림의 구성을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다.
말리부 1.35 프리미어 트림에서 부족한 구성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단색 엠비언트 라이트,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1열 센터 사이드 에어백, 패들 쉬프트
니로 2 프레스티지 트림에서 부족한 구성
출력, 승차감, 정숙성, 내부 공간, 전좌석 자외선 차단 유리, BOSE 9개 스피커, 무선 프로젝션 헤드 유닛, 후측방 경고 시스템,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 전방 주차 센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조수석 무릎 에어백, 2열 사이드 에어백, 천연 가죽 시트, R-EPS 조향 시스템, 17인치 알로이 휠, 8인치 LCD 계기판, 1열 8방향 전동 시트, 운전석 메모리 시트, 트림별 인조 가죽 마감, 후진 시 사이드미러 자동 하향 기능, 발렛 파킹 모드
위와 같이 이것저것 따져 봤을 때 금액이 1원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트림만 선택하고 아무런 옵션도 적용하지 않은 경우 가격이 2,895만 원으로 동일하다.) 나라면 그냥 더 뉴 말리부 1.35를 선택할 것 같다. 물론, 연비가 10km/L 정도 차이가 나긴 하지만 출력, 승차감, 정숙성, 내부 공간의 경우에는 아무리 니로 2가 동급 대비 완성도와 구성이 좋다고 하더라도 대체할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거리 고속 주행을 주로 하는 경우에는 더 뉴 말리부 1.35의 연비가 니로 2와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도 더 뉴 말리부 1.35의 가성비를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할 수 있겠다. (더 뉴 말리부 1.35 고속 연비는 가솔린 차량이 맞나 싶을 정도로 20km/L 이상을 쉽게 기록한다.)
더 뉴 말리부는 SUV가 아닌 세단이니까 제대로 된 비교는 아니지 않냐고 반박할 수도 있다. 그래서 르노 코리아의 중형 SUV인 QM6 LPe LE 트림을 기준으로 가격을 맞춰보았다. 아래는 QM6 LE 트림의 기본 가격표이다. 여기에 시트 옵션을 추가하여 98만 원을 추가하면 2,847만 원으로 니로 2보다 48만 원이 저렴하다.
서로 구성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차이가 난다.
QM6 LE 트림 + 시트 패키지에서 부족한 구성
출력, 전방 추돌 방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엠비언트 라이트,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1열 센터 사이드 에어백, 패들 쉬프트
니로 2 프레스티지 트림에서 부족한 구성
승차감, 정숙성, 내부 공간, LED 헤드램프, 7인치 LCD 계기판, 레인 센싱 와이퍼, R-EPS, 센터 콘솔 쿨링 컵홀더, 운전석 / 동승석 전동시트
QM6와 비교 시에는 니로 2가 구성에서는 조금 더 좋게 느껴진다. 하지만, 자동차의 크기가 굉장히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내부 공간이나 트렁크를 비교하면 니로 2가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거기에 QM6의 경우 니로 2에서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소음면에서 동급 차량들을 압도할 정도로 정숙하기 때문에 내부 승객의 안락함을 위주로 차량을 선택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QM6가 훨씬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또한, QM6의 경우 LPG 엔진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연료로 지불되는 금액이 일반적인 가솔린이나 디젤보다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1년에 2만 키로를 주행한다고 가정하고 LPG 연료는 현재를 기준으로 리터당 1,100원으로 계산했을 때, QM6 LPe의 연료 비용은 220만 원이다. 니로 2와 비교 시 1년에 90만 원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는데, 90만 원을 더 지불하고 훨씬 크고, 조용하고, 부드러운 중형 SUV를 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니로 2보다는 QM6 LPe 쪽이 훨씬 매리트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위에서 이야기 한 내용들은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생각이고 니로 2가 상품성과 완성도만큼은 전 세계 어떤 하이브리드 차량을 가져와도 경쟁이 될 정도로 좋다고 생각이 되기 때문에 적당한 트림을 선택하고 옵션을 구성한다면 강력하게 추천하는 아주 훌륭한 자동차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사실, 나는 니로 2를 시승하면서 모든 것들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나중에라도 한 번은 꼭 사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니로 2는 더럽게 비싸니까 다른 브랜드의 중형 자동차를 구매해!!" 라고 딱 잘라 말을 하기가 어렵다. 다른 브랜드의 차량을 구매하기 꺼려지고 계약 후 출고까지 1년 이상 기다릴 수 있으며,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좋은 차를 사고 싶다면 니로 2를 계약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내가 니로 2를 구매한다면 프레스티지 트림에 드라이브 와이즈 (95만 원) + 컴포트 (70만 원) + 내비게이션 (85만 원) + 하이테크 (80만 원)으로 구성하여 총 3,315만 원에... 그래... 400만 원 정도면 연비로 4년 안에 뽑을 수 있으니까 ;; 이렇게 구성해서 구매할 것 같다 ;;
8. 요약
올 뉴 니로에 대한 요약은 아래와 같다.
항목 | 점수 | 의견 |
엔진 | 4 / 5 | 코로나 걸린 듯한 칼칼한 엔진 회전음만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
미션 | 5 / 5 | 수동 변속기를 7년 몰아본 나로써는 이 정도의 DCT라면 두 팔 뻗고 환영이다. |
제동 | 5 / 5 | I 페달 시스템 사랑해요 엉엉 ㅠㅠ 너무 편해서 첫 날에 말리부가 적응이 안됬음. |
핸들링 | 5 / 5 | 이게 K5 DL3와 같은 C-EPS가 맞나? 이거 신차라서 그런거지? 나중에 두고 보자? |
코너링 | 4.5 / 5 | 하부에 무거운 배터리가 있어서 살짝 슬라이드가 일어나긴 하는데 그래도 좋은 수준. |
승차감 | 5 / 5 | 니로 2를 소형 SUV로 구분하기에는 너무 승차감이 좋다. 소형급에서 이 정도는 없다. |
정숙성 | 2.5 / 5 | 타이어가 도로를 구르는 소리가 여전히 크게 들린다. 아이오닉도 이랬는데 아직도? |
가성비 | 2 / 5 | 다 좋은거 알겠는데... 솔직히 나라면 그냥 소나타나 K5 살거 같다. 너무 비싸 ㅡㅡ;; |
총점 | 4.1 / 5 | 차는 정말 좋은데 더 좋은차도 보이는 가격을 가지고 있다. 많은 고민이 필요한 듯. |
지금까지 기아 자동차의 하이브리드 SUV인 니로 2에 대해 알아보았다. 가격이 구형 대비 300만 원 이상 오른 것이 너무나 아쉽긴 하지만 현재 니로 2가 계약된 대수를 보면 괜한 걱정이라고 생각이 되기도 한다. 지금 니로 2를 계약하면 사실상 1년 뒤에나 차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의 중형급 차량들도 괜찮거나 현대 자동차의 소나타 DN8도 괜찮다면 이 차량들도 구매를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하며 니로 2 리뷰를 마친다.
오늘은 여기까지이며 다음 리뷰에서는 쉐보레 트레일 블레이저를 하려고 했으나, 얼마 전 폭우로 인해 카리프트가 침수되어 말리부 대신 타고 있는 쉐보레 G2 크루즈 1.8에 대한 리뷰를 진행하도록 하겠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