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굳이 다른 무선 이어폰을 사야 될까? 끝판왕의 등장!! 젠하이저 모멘텀 TW3

2022. 9. 25. 17:25나름 써본 개발자 리뷰/음향 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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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이어폰의 기술 발전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선이 없는 편리함을 얻기 위해 음질을 포기해야만 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무선이면서도 유선 이어폰 음질에 가깝거나 오히려 더 좋은 소리를 내어 주는 모델도 등장하고 있다.

 

이번에 살펴볼 젠하이저 모멘텀 TW3는 무려 2년 만에 출시한 젠하이저의 최신 플래그쉽 무선 이어폰으로 극강의 상품성으로 무장하여 우리에게 돌아왔다. 지금부터 오디오의 명가에서 출시한 무선 이어폰인 모멘텀 TW3에 대해 알아보자.

 

 

1. 젠하이저 모멘텀 TW3 살펴보기

 

젠하이저의 패키지 구성은 비싼 가격 대비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로 단순하다. 하지만, 필요한 것은 다 있는 원가를 줄이면서도 사용자가 사용할 때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똑똑한 패키징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젠하이저 모멘텀 TW3 (이하 TW3)의 구성은 패브릭 재질의 무선 충전이 가능한 케이스, USB C 타입 케이블, 이어팁, 이어 가이드, 설명서, 보증서로 구성되어 있다.

 

 

TW3 케이스는 매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무선 이어폰의 강자인 에어팟과 갤럭시 버즈의 경우에는 단조로운 원톤 색상을 도색한 것으로 끝나지만, TW3는 케이스 전체를 패브릭으로 둘렀으며 위에는 선명하게 젠하이저 로고를 붙여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극대화하였다. 케이스는 정말 너무 이쁘다.

 

 

자사의 보급형 라인업인 CX Plus와 비교 사진. CX Plus는 마치 아이스 박스? 쓰레기통이 생각나는 암울한 디자인이다.

 

 

케이스 앞면에는 충전 / 페어링 상태를 나타내는 LED 인디케이터와 충전용 USB-C 포트가 자리 잡고 있다. 케이스 뒷면의 힌지 부분도 칼로 자른듯한 반듯한 마감 상태를 보여준다. 확실히 플래그쉽 제품은 이래야 사용자가 만족감을 느끼는 것 같다.

 

 

CX Plus 케이스는 없는 무선 충전도 TW3 케이스에서는 제공한다. 케이스를 사용할 경우 TW3의 최대 사용 시간은 28시간으로 일반적인 사용 패턴을 기준으로 보면 일주일 정도는 충전 없이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오늘의 주인공인 TW3의 이어 유닛. 전작인 TW2가 유닛의 크기가 너무 커서 프랑켄슈타인 같다고 욕을 먹어서 그런지 이번에는 CX Plus 유닛처럼 작고 가벼워진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재질이나 컬러가 CX Plus의 유닛처럼 저렴한 느낌이 들지 않는 중후한 느낌이 든다.

 

 

CX Plus와 비교한 사진. TW3의 고급스럽고 중후한 멋과 CX Plus의 가볍고 캐주얼한 느낌이 대비되는 사진이다.

 

 

TW3의 유닛 외부에는 노이즈 캔슬링용 마이크와 트랜스 페어런시 (외부 소리 듣기)를 위한 고성능 마이크가 탑재된다. 아래에서 설명하겠지만 이번 TW3의 변화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유닛 내부에는 근접 센서, 충전 단자, 통화를 위한 마이크가 탑재되어 있다.

 

 

TW3는 전작과 CX 라인업과 달리 귓바퀴에 이어폰을 고정할 수 있도록 이어 가이드가 추가되었다. 패키지에 두 가지 크기의 이어 가이드가 패키징 되어 있다.

 

 

TW3와 CX Plus의 유닛 내부 비교. TW3는 그물망으로 이물질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구성되어 있지만, CX Plus는 이물질을 방어해주는 그물망이 보이지 않는다.

 

 

2. 크게 향상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트랜스 페어런시 기능

 

2-1) 성능과 음질 모두를 만족시키는 훌륭한 ANC

 

젠하이저의 무선 이어폰들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의 기능이 다른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강도가 센 편은 아니었다. CX Plus만 해도 단순히 노이즈 캔슬링을 ON / OFF만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차음이 잘되는 커널형 이어폰보다 약간 더 좋은 수준의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보여줬다.

 

반면, TW3의 경우에는 처음 유닛을 귀에 끼는 순간 주위의 소음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강력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 적용되어 있다. 갤럭시 버즈 프로나 에어팟 프로 수준의 강력한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인상적이다. 에어팟 프로의 노이즈 캔슬링의 경우에는 너무 강력한 이압이 느껴지고 화이트 노이즈도 제법 느껴졌지만, TW3의 노이즈 캔슬링은 압박감이 적고 노이즈도 많이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경쟁 제품 대비 분명한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TW3에는 2가지 노이즈 캔슬링 모드가 있으며, 아래와 같이 바람 소리 정도만 줄여주는 Anti Wind 모드와 노이즈 캔슬링의 성능을 100% 실행하는 On으로 나뉘어 있다. 어떻게 보면 노이즈 캔슬링의 강도를 조절하는 옵션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TW3의 단점 중 하나인 외부 바람 소리가 많이 유입되는 것을 노이즈 캔슬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젠하이저의 대응책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왼쪽 사진은 TW3의 유닛이고 오른쪽 사진은 갤럭시 버즈 프로 2의 사진이다. 버즈 프로 2의 유닛 상단을 보면 반달 모양으로 그물망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외부 바람 소리를 걸러내기 위한 챔버이다. 챔버 내부에는 외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고성능 마이크가 있으며, 외부에서 이어폰을 사용할 때 바람 소리가 들어오는 것을 그물망에서 어느 정도 걸러주기 때문에 훌륭한 설계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 TW3의 경우에는 고성능 마이크가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외부의 바람 소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하드웨어로 해결할 수 없어서 노이즈 캔슬링에서 외부 바람 소리의 영역대만 제거해주는 모드를 따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아무래도 오랜 역사를 가진 음향 회사이긴 하지만, 무선 이어폰의 하드웨어를 만드는 기술은 살짝 부족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무선 이어폰에서는 후발 주자이긴 하니까...)

 

2-2) 나는 이런 걸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초고성능의 트랜스 페어런시 모드

 

하지만, TW3가 다른 무선 이어폰들을 압도하는 기능이 하나가 있었는데 바로 "트랜스 페어런시" 모드이다. 유닛 외부의 마이크로 외부 소리를 듣는 것인데, 마이크의 성능이 너무 뛰어나서 내가 지금 이어폰을 끼고 소리를 듣는 것인지 이어폰을 빼고 내 귀로 듣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

 

에어팟 프로나 버즈 프로 2의 외부 소리 듣기 모드는 전반적으로 "스으으-" 하는 노이즈가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들리는 편인데, TW3의 외부 소리 듣기는 정말 바람 소리만 아니라면 내가 이어폰을 끼고 있는 것인가?라는 물음을 할 정도로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준다. 이 정도라면 회사에서 이어폰을 그냥 끼고 외부 소음 듣기 모드만 ON 한 상태에서 업무를 수행해도 상대방과의 의사소통에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라고 생각한다.

 

만약, 다음 차기작인 TW4가 나온다면 버즈 프로 2처럼 바람 소리를 필터링할 수 있는 챔버만 넣어준다면 젠하이저 모멘텀 TW의 최고의 장점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3. 여기서 더 발전하면 다른 회사는 어떡하라고? 극저음까지 뽑아내는 훌륭한 해상도

 

3-1) 드디어 원음 재생이 가능한 코덱 탑재

 

이어폰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음질은 TW3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사실, 이전 라인업인 TW2 만 해도 무선 이어폰 중에서는 TOP 5로 선정될 정도로 (비록,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훌륭한 음질을 들려줬다. 하지만, TW2는 음질 면에서 큰 약점이 하나가 있었는데, 바로 지원되는 블루투스 코덱에 "원음 재생"이 가능한 코덱이 없다는 것이다.

 

 

TW2는 SBC, aptX, AAC 3가지의 코덱만 지원하여 무선 이어폰 중에서 끝판왕이라고 평가받는 것과 달리 잡음 없는 깨끗한 소리를 내어주지 못하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블루투스 코덱이 변경된다고 해서 이어폰의 밸런스나 성향이 달라지지는 않지만, 데이터를 전송하는 대역폭의 차이는 분명히 있기 때문에 잡음 없는 선명한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많은 용량을 한꺼번에 전송할 수 있는 aptX-HD나 LDAC의 코덱 지원은 필수이다.

 

이후에 동일한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보급형 이어폰인 CX Plus에서 aptX-Adeptive 코덱을 지원하면서 보급형 이어폰보다 지저분한 플래그쉽 이어폰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실제로, 음향 카페에 TW2 살까요? CX Plus 살까요? 하면 대부분 CX Plus를 추천한다.)

 

 

TW3에서는 이러한 약점이 해결되어 aptX-Adeptive를 지원하여 플래그쉽 이어폰 다운 깔끔하고 선명한 음질을 들을 수 있게 업그레이드되었다. 정말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 apt-X-Adeptive 코덱을 지원하는 소스 기기가 거의 없어서 TW3의 깔끔함을 경험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소스 기기만 바꾸면 선명한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분명한 업그레이드라고 할 수 있겠다. (중국제 태블릿을 사용하고 있다면 사용 가능)

 

3-2) 이게 무선 이어폰인지 유선 이어폰인지... 높은 해상도의 부드러운 음색

 

소리의 성향은 기존의 TW2나 CX Plus와 달리 차분해진 느낌이다. 따라서, 카랑카랑하고 거칠긴 하지만 시원한 고음의 소리를 좋아했던 기존의 사용자들이라면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겠다. 소리의 결이 거칠었던 CX Plus와 달리 TW의 음의 질감은 고운 비단결처럼 부드러워 어느 사람에게 들려줘도 거부감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TW3의 고음 해상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고음 세팅이 부드럽게 잘 다듬었다는 이야기이지 고음만 카랑카랑하게 나오는 다른 무선 이어폰들과는 격이 다르다. CX Plus와 비교하면 CX Plus의 경우에는 고음이 올라가 있어 시원한 소리를 내지만 여자 보컬 목소리에서 치찰음이 자주 느껴지는데, TW3의 경우에는 치찰음마저도 부드럽게 다듬어서 들려주는 느낌이 강하다. 따라서, 시원한 느낌은 그대로인데 자극적이지 않아 확실히 윗급 이어폰이라는 느낌이 든다.

 

CX Plus와 TW3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저음이다. CX Plus의 저음은 댐핑력도 좋고 저음 해상도도 현재 판매되는 무선 이어폰 중에서는 상위권에 속하지만, CX Plus의 저음의 경우 무게감이 가벼운 느낌이 든다면 TW3의 저음 표현력은 마치 고가의 유선 이어폰에서나 느낄 수 있는 묵직하고 중후한 극저음이 (물론, 유선 이어폰처럼 딥하게 떨어지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이 느껴진다.

 

저음의 밀도감이 굉장히 단단하고 묵직하기 때문에 저음 위주의 음악을 듣는다면 원래 이 음악이 이런 곡인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시중에 판매되는 무선 이어폰 중에서 단연 저음은 TOP 3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TW3는 고, 중, 저 어느 하나 부족하지 않은 정말 높은 해상도의 소리를 들려준다. 10만 원 언더의 유선 이어폰 정도로는 사실상 비교하기 힘든 높은 해상도를 들려주기 때문에, 무선 이어폰이 유선 이어폰의 음질을 따라잡은 대표적인 예로 뽑아도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요즘은 중국제 BA 이어폰들이 10만 원 언더로 말도 안 되게 풀리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발언이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TW3는 거칠고 카랑카랑한 소리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 부드럽고 덜 자극적인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 저음이 많은 음악을 주로 듣는 사람, 오랜 시간 동안 이어폰을 끼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이어폰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겠다.

 

4. 비교적 저렴한 가격. 비슷한 가격대에 무선 이어폰 살 필요가 있을까?

 

TW3의 또 다른 구매 포인트는 바로 가격이다. TW2의 최초 출시 가격이 39만 9천 원으로 당시에는 끝판왕 라인업 다운 가격을 가지고 있어 부담스러웠다면, TW3의 경우에는 아래와 같이 27만 9천 원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28만 원이라는 가격이 결코 저렴한 금액은 아니지만 비슷한 금액대에 있는 소니 WI 시리즈, 애플의 에어팟 3 / 프로, 삼성의 갤럭시 버즈 프로와 비교하면 TW3의 ANC, 외부 소리 듣기, 음질이 압도적으로 좋기 때문에 제조사에서 지원하는 편리한 연동과 전용 앱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TW3를 추천한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유닛의 디자인이 경쟁 제품 대비 별로라는 것인데, 내용물이나 성능은 비교하기 미안할 정도로 TW3가 뛰어나기 때문에 나는 TW3를 선택하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5. 요약

 

젠하이저 모멘텀 TW3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장점 단점
고급스럽고 중후한 멋이 있는 케이스와 유닛 디자인. 유닛이 못생김. (고급스러움과 이쁜건 다른 문제)
현재 나온 무선 이어폰들 중에서 상위권 성능의 ANC. 외부 바람소리가 크게 들림.
세상 좋아졌다고 느낄 만한 외부 소리 듣기 성능.  
원음 재생이 가능한 aptX-Adeptive 코덱 지원.  
경쟁 무선 이어폰 대비 압도적인 음질. 경쟁하기 힘들듯.  
부드럽고 자극적이지 않은 음색과 유선에 버금가는 해상도.  
유닛이 가볍고 작으며 착용감이 매우 편함.  
유닛 단독 7시간 재생, 케이스 포함 최대 28시간 재생 가능.  
완성도가 크게 높아진 순정 젠하이저 애플리케이션.  
전작 대비 크게 내려간 구매가 (27만 원대)  
총점 : 10 / 10 (30만 원 아래의 가격으로 이 정도의 이이폰을 살 수 있을까? 힘들거라고 본다.)

 


 

친구에게 빌린 일주일 동안 CX Plus를 팔고 젠하이저 모멘텀 TW3로 기변을 할까 말까 정말 많이 고민을 했던 것 같다. 몰론, 결론은 일단 CX Plus를 조금 더 써보자라고 내리긴 했지만 TW3 정도면... 최소 2년은 다른 무선 이어폰 쳐다도 안 볼 것 같은데 여전히 고민 중이다.

 

만약, 내가 갤럭시 버즈 프로를 쓰거나 에어팟 프로를 쓰고 있었다면 고민도 안 하고 넘어갔을 건데, CX Plus도 TW2의 드라이버를 그대로 가져다 쓴 녀석이라 사실상 음질면에서 다른 이어폰들을 압도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을 지출하고 가야 할지에 대해서 아직도 고민 중이다. (그리고, 나는 저음보다는 고음의 시원한 소리를 더 좋아한다.)

 

다른 경쟁 제품들을 비교하면 어떨까? 도 생각을 해봤는데 곧 출시할 에어팟 프로 2가 음질 면에서는 TW3를 절대 따라잡지 못한다고 확신하고 있고, 갤럭시 버즈 프로 2의 경우에는 또 외이도염 이슈가 빈번하게 나와서 구매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사실상 이거 말고 대안이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이며 조만간 잘 사용하고 있는 CX Plus가 다른 누구에게 떠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마치도록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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