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무심코 지나친 갑상선 혹... 암으로 돌아올까 무섭다.

2022. 10. 30. 22:52이렇게 살고 있어요/내 몸에 암세포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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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내 몸에 대해 무심했을까?

 

근로자라면 2년마다 받는 건강 검진. 나는 이미 작년에 건강 검진을 받았기 때문에 올해는 대상자가 아닐 줄 알았으나 관련된 법이 변경되어 운 좋게 1년 만에 건강 검진을 다시 받게 되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몸이 건강한 편은 아니라 여러 자잘한 병이 자주 걸리긴 했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는 자세로 인한 통증을 제외하고는 큰 이상은 없었다.

 

그러나, 딱 30세가 되는 순간 여러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매운 걸 즐겨먹어도 큰 문제가 없었던 위에서는 처음으로 위염 소견이 발견되었고, 골밀도가 평균보다 낮으며, 집안 내력인 (?) 총콜레스테롤이 200이 넘기 시작하는 등 건강에 이상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몸의 이상 신호가 온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불편함이나 통증이 없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건강 검진 요약에서도 큰 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를 하거나 재검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은 없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또한, 같이 일하는 또래의 동료들도 나와 비슷한 소견들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시간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ㅎㅎ"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2022년 종합 건강 검진에서 콜레스테롤은 230을 찍어버렸고, 운동을 통해 체지방을 4kg이나 감량했음에도 중성 지방의 수치가 2배로 올랐다. 골밀도가 약간 낮은 정도에서 골감소증이 의심된다라는 소견이 나왔고 단백뇨가 검출되어 신장 질환이 의심되니 병원 가서 신장 검사를 해보라는 소견서가 작성되었다. (다행히 "신장 질환이 아니라 호두까기 증후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라는 의사 선생님 말씀이 있어서 한시름 놓았다. 잘 때 옆으로 누워서 자면 된다.)

 

하지만 위의 항목을 제외한다면 작년 검사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아래에서 나타난 이상한 통증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나를 괴롭히던 찌릿한 통증. 원인을 찾기 위해 우연히 시행한 초음파. 그런데...

 

올해 초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왼쪽 목덜미에서 시작되는 찌릿한 통증은 처음에는 자세가 좋지 않아서 목 근육에 부담이 되어 발생하는 줄 알았다. 상반기에 진행했던 필라테스 기반의 도수 치료에서 자세도 나름 좋아지고 통증도 없어졌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도수 치료가 끝난 후 1달 뒤에 다시 통증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큰 병이 아닐까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불행 중 다행인지 건강 검진 일자가 얼마 남지 않았고, 건강 검진에서 이 통증에 대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 건강 검진에서도 원인을 찾지 못했다. 찌릿한 통증의 원인을 찾지 못하게 되자 불안해지기 시작했고 2달 뒤에 경부 초음파를 봐주는 동네 병원에 가서 목 주변 초음파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초음파에서 정말 상상하지도 못한 당황스러운 결과를 듣게 되었다.

 

Calcifiation, Taller then wide, Hypoehoic

 

갑상선 초음파를 하는 간호사님의 표정이 좋지 않을 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8월에 있던 건강 검진에서도 초음파를 봐주시는 분의 반응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긴 했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작년 8월에 수행한 건강 검진에서 좌측 갑상선에 석회화를 동반한 0.57cm의 결절이 있다고 했지만, 추적 검사 정도만 하면 된다라고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당황해하시는 간호사님에게 작년에도 똑같은 크기의 결절이 있었다고 말했고 올해도 아래의 소견처럼 크기 변화 정도만 관찰하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반응이 더 안 좋았다. 대체 뭐지? 뭐란 말인가? 불안감이 쌓여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과 의사 선생님에게 듣게 된 결론은 "악성 의심"이었다. 귀를 의심했다. 악성? 암? 암을 말하는 건가? 나 이제 33살인데... 올해 초에도 어깨 지방종이 육종암인 줄 알고 두 달간 아무것도 못하고 패닉에 빠졌던 순간이 스쳐 지나갔다. 의사 선생님은 현재 내 상황에 대해 친절하면서도 심각하게 말씀해주셨다.

 

갑상선 암으로 의심할 수 있는 3가지 특징이 있는데 첫 번째는 조직의 석회화 (Calcifiaction), 두 번째는 가로보다 세로가 긴 모양 (Taller then wide), 마지막으로 저에코 (hypoehoic) 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그 세 가지 특징이 모두 해당되는 결절을 가지고 있었다.

 

 

결절의 위치가 깊숙이 있어서 다른 병원에서 조직 검사를 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위의 소견서를 받고 나왔다. 정신이 멍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렸다. 하루빨리 조직 검사로 진짜 암인지, 수술이 필요한 것인지 확인이 필요했다. 바로 갑상선 환우 카페에 가입하여 분당에 있는 유명한 경부 전문 병원에 새침 검사를 예약했다.

 

새침 검사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 ㅠ

 

병원에 가서 소견서와 초음파 영상을 보신 원장 선생님이 "이거 암일 수 있어요." 라는 확정적인 멘트를 날려주시고 초음파를 한번 더 진행했다. 매일같이 갑상선 환자들을 보고 있는 의사가 대놓고 암일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암일 확률이 높은 것 같다고 마음속으로 체념했다. 왼쪽과 오른쪽 다 봤는데 오른쪽은 별말이 없으신 것으로 봐서는 아직까지는 문제는 없는 것 같다.

 

새침 검사는 매우 빠르게 끝났다. 일반적인 주사 바늘을 목 한가운데에 찔러 결절까지 찔러 넣은 후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생각보다는 아프지 않았다. (왠지, 마취도 안 하더라...) 하지만, 이후에 목이 살짝 부어 5일간 느낌이 이상했다.

 

 

그렇게 한 주가 지났다. 이번 주 안에 새침 검사 결과가 나올 것이고 정말 암환자가 될 것인지, 아니면 조금 더 지켜보자고 할 것인지 결론이 날 것이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들의 반응을 보면 결과가 희망적이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쪽으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만약, 정말 암이라면 수술 잘 받고 회복에 전념해야겠지?

 


 

근데, 대체 내 왼쪽 목덜미에서 발생하는 찌릿한 통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결과가 나오는 대로 한번 더 초음파를 해서 근육통인지, 아니면 또 이상한 게 있는 것인지 알아봐야겠다. 건강하게 살고 싶다. 왜 나는 그동안 내 몸에 대해 관심이 없었을까 후회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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