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리뷰] 제대로 만든 국내 마지막 해치백 i30 세대 리뷰 (2편 - 주행 느낌 / 후기)

2023. 8. 14. 17:39의식주차 그리고 여행/차

반응형

이번 글에서는 i30 PD의 주행 느낌과 시승 후기에 대해 알아본다. I30 PD의 기본 정보, 옵션, 내 / 외관 디자인에 대한 정보는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kim1124.tistory.com/208

 

[자동차 리뷰] 제대로 만든 국내 마지막 해치백 i30 세대 리뷰 (1편 - i30 역사 / 디자인)

자동차는 목적이나 환경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제작된다. 작은 차체에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좋은 해치백, 탑승객이 안락하고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한 세단, 온로드뿐만 아니라 오프로

kim1124.tistory.com

 

1. 엔진 / 미션

 

i30 PD는 1.4 터보 GDI 가솔린 엔진, 1.6 트윈스크롤 터보 GDI 가솔린 엔진, 1.6 터보 디젤 엔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i30 PD 라인업은 엔진은 모두 다르지만 미션은 동일한 7단 건식 DCT가 장착되어 있다는 것이 i30 PD 라인업의 특징이다. 시승차에 적용된 엔진은 1.4 터보 GDI 가솔린 엔진으로 국내에서는 벨로스터 2세대 1.4 터보 모델에만 적용되었다.

 

1) 아쉬운 최대 마력과 넉넉한 최대 토크

 

시승차에 적용된 1.4 터보 GDI 엔진은 최대 출력 140마력과 최대 토크 24.7 kgf.m의 힘을 가지고 있다. 의아한 점은 토크는 넉넉한 편인데 출력이 생각보다 낮게 나온다는 점이다. 동일한 배기량을 사용하는 쉐보레의 1.4 터보 에코텍 엔진의 경우에는 멀티 포트 방식의 분사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140마력의 최대 출력을 내는데, i30 PD의 1.4 터보 GDI 엔진은 직분사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마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1.4 터보 GDI 엔진은 엔진 스펙과 거의 동일한 주행감을 느끼게 해 준다. 토크 자체는 풍부해서 터보랙이 발생하는 초반 지점을 벗어나면 힘차게 차체를 밀어주는데, 고회전 영역대인 5000 rpm을 넘어도 토크가 빠지지 않는 느낌이 든다. 문제는 최대 출력 자체가 낮아서 어느 순간부터 속도가 올라가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느려진다는 것이다.

 

 

가속되는 특징만 보면 디젤 엔진과 상당히 흡사한 느낌이 드는데 중고속 영역에서 구불구불한 길을 빠르게 주행하는 와인딩에는 매우 적합한 성능이지만, 고속에서는 엔진 특성부터 배기량의 한계로 인해 기대보다 낮은 성능을 보여주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i30 PD에 적용된 1.4 터보 GDI 엔진이 경쟁사인 쉐보레 올 뉴 크루즈에 적용된 SEG 1.4 터보 엔진처럼 156 마력 정도를 내어 줬다면 훨씬 좋은 주행 성능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MPI도 아니고 직분사인데 140마력은 좀 많이 아쉽다.)

 

2) 조금 더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연비

 

1.4 터보 GDI 엔진의 공인 연비는 13km/L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평균 정도의 연비를 보여준다. 시승차는 14만 킬로를 달린 노후화된 차량인 것을 감안하여 정속 주행을 하면 그래도 15km/L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했지만, 공인 연비와 거의 동일한 예상보다 낮은 연비를 보여주었다. 여기서 굳이 아쉽다고 표현한 이유는 와인딩 코스를 주행한 후 트립을 초기화하고 정속 주행 위주로 주행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터보 엔진이긴 하지만 적은 배기량을 가지고 있고 동력 손실률이 낮은 DCT 변속기가 탑재된 차량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떨어지는 결과였는데, 일반적으로 정속 주행을 오래 할수록 공인 연비보다 훨씬 높게 나오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커뮤니티나 마카롱 어플에서 확인한 결과 평균 10 ~ 12km/L 정도의 연비가 나오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는데, 이 정도라면 연비가 낮기로 유명한 쉐보레 크루즈보다 아주 약간 좋은 수준이라서 i30 PD의 연비가 좋다고 평가하기에는 힘들 것 같다. (실제로도 생각보다 연료 게이지가 빨리 떨어져서 당황스러웠다. 700km 이상은 충분히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3) 내구성이 떨어지는 7단 건식 DCT

 

계륵이란 말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경우가 있나 싶다. 현대 / 기아 자동차에 적용되는 7단 건식 DCT는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 높은 동력 전달력, 빠른 변속 속도로 인해 출시 초기만 해도 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쉐보레의 보령 미션에 버금가는 최악의 평가를 받으며 현재까지도 천덕꾸러기 같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더 뉴 투싼 TL이 나온 19년식 이전의 차량들은 대부분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데 엔진의 출력을 미션으로 전달하는 플라이휠이라는 부품의 내구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정차 중 엔진이 공회전하는 상태에서 "타르르르르르"하는 심한 소음과 함께 차체가 떨리는데 플라이휠의 마모가 심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app=desktop&v=LTks6KFWubk

 

특히, 토크가 높은 디젤 차량에서 자주 발생하는데 길거리를 걷다가 어딘가에서 "타르르르르르르"하는 큰 소음이 들리면 주변에 투싼 TL이나 스포티지 QL, 아반떼 등의 7단 DCT가 장착된 차가 있을 확률이 높다. 이 정도로 발생 빈도가 잦은 편인데 꼭 디젤 엔진만 장착된 차량에서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시승차 역시 동일한 현상이 간혈적으로 발생하였으며 주행 중 1열 아래에서 뭔가 달그락 거리는 이상한 잡소리도 들리는 경우가 있어서 "이러다가 차 멈추는 거 아니야?"라는 불안한 생각마저 들었다.

 

엔진의 동력을 미션에 전달하는 부품인 만큼 마모가 발생하면 차량의 컨디션에도 영향을 미치며, 심각한 파손이 발생하면 동력 전달 성능이 현저히 떨어져 주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물론 그전에 큰 잡소리와 진동으로 인해 수리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현상은 10만 킬로 전후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수리할 때는 미션을 내려서 분해해야 하기 때문에 100만 원 가까이 되는 비싼 수리비를 지불해야 한다.

 

18년 이후에 개선된 플라이휠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정비사 커뮤니티를 보면 개선품이 장착된 차량들도 주행 패턴에 따라 꽤 빠르게 마모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시내 주행이 많거나 내구성에 민감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가급적이면 7단 DCT가 장착된 차량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이 이야기는 다음 리뷰 차량인 스포티지 NX4에서 한번 더 다루도록 하겠다.)

 

4) 파워트레인에서 내세울만한 장점이 없다.

 

위의 내용들을 모두 종합해 보면 사실상 파워트레인에서 특출 난 장점이 없는 것이 i30 PD 1.4 터보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개인적으로는 i30 PD에서 가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엔진이 아닌가 싶은데 출력도 어중간하고, 세금이 다른 엔진과 비교했을 때 많이 싼 것도 아니고, 저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유지 보수가 쉬운 대중화된 엔진도 아니고, 연비가 좋은 것도 아니고... 그냥 뭔가 정체성이 애매한 엔진이다.

 

 

현대 자동차에서도 i30 PD와 벨로스터 JS를 끝으로 더 이상 1.4 터보 GDI 엔진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아무래도 1.6 터보 GDI 엔진과 비교 시 내세울만한 장점이 없어 그러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핫해치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출시한 차량인 만큼 개인적으로는 1.6 터보 GDI 모델이 이 차량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엔진이 아닌가 생각한다. 연비가 떨어지긴 하지만 200 마력이 넘는 높은 출력, 적당한 자동차 세금, 여러 차종에 적용된 대중화된 엔진 등을 생각하면 1.4 터보 GDI 보다는 훨씬 매리트 있는 엔진이라고 생각한다.

 

한 줄 평가 - 1.4 터보 GDI 엔진은 i30 PD보다 아반떼에 더 어울리는 너무 무난한 엔진이다.

 

2. 제동 성능

 

i30 PD의 제동 성능은 평균보다 높은 수준으로 딱히 지적할만한 단점이 없다. 하이드로백을 사용하는 유압식 브레이크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데,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도 일정하고 반응도 빠르기 때문에 시내 주행뿐만 아니라 와인딩이나 고속에서도 신뢰가 높은 제동 성능을 가지고 있다.

 

 

i30 PD의 제동력이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전륜에 거대한 디스크와 대용량 1P 캘리퍼가 기본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준중형 차량이고 공차 중량이 1.3톤이 조금 넘는 소형차임을 감안하면 순정 디스크로는 꽤 큰 편이다.) 여기에 옵션으로 MY 스마트 Fit 만 넣어도 대용량 후륜 디스크가 적용되기 때문에 100 만 원 아래의 저렴한 가격으로 후륜 브레이크 튜닝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시승차의 경우 14만 킬로를 주행한 만큼 디스크 상태가 좋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도가 넘는 뜨거운 날씨에 와인딩에서 지치는 모습 없이 훌륭하게 제동 성능을 유지해 주었다는 것을 보면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한 줄 평가 - i30 PD에 최적화된 완벽에 가까운 브레이크 시스템. (후륜 대용량 디스크 탑재 모델 기준)

 

3. 핸들링

 

i30 PD 바로 이전의 현대 / 기아 자동차들은 모두 핸들링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다. 이때 당시에 현대 / 기아 자동차에 장착되었던 C타입 MDPS 시스템은 정확도가 떨어져서 제대로 직진을 못하거나 핸들을 돌리는 속도를 하드웨어가 따라오지 못하는 느린 반응성으로 인해 많은 전문가와 오너들에게 질타를 받았다.

 

i30 2세대에서는 핸들링 문제가 더욱 부각되었는데 유럽과 호주에서 무스 테스트 (급차선 변경 테스트) 한 결과, 핸들이 잠기는 어이없는 결함이 발생하여 "위험한 자동차"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현대 자동차에서는 사태 파악을 못한 것인지 이 문제를 두고 "핸들 급조작에 의한 미연의 사고 방지"라는 황당한 변명을 했는데, 이로 인해 가뜩이나 원가 절감으로 기본기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i30 2세대의 평가는 나락을 가게 되었다.

 

https://www.motorgraph.com/news/articleView.html?idxno=3158

 

현대차 i30 핸들 결함, “위급 상황에서 핸들 잠겨”

현대차 i30의 스티어링휠이 위급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현대차는 리콜을 실시할 계획이며 스티어링휠과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기로

www.motorgraph.com

 

다행히도 i30 2세대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부터 처리 속도를 늘린 2세대 C타입 MDPS가 적용되면서 이전에 발생한 대부분의 결함이 해결되었고 신차가 출시될 때마다 조금씩 개선하며 지금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조향 시스템으로 거듭났다. i30 PD에 적용된 C타입 MDPS도 2세대에 해당되는 조향 시스템으로 정확도가 높고 반응 속도가 빠른 신뢰도가 높은 조향 시스템이다.

 

i30 PD의 핸들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민첩하고 정확한 재미있는 핸들링"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형제차인 아반떼 AD (일반 모델) 비교 시 스티어링 휠의 기어비가 촘촘하게 세팅되어 약간의 조향만으로도 차체의 움직임이 크게 반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반떼 AD의 경우에는 탑승객이 편하게 이동하는 세단의 성격이 반영되어 부드러운 조향 느낌을 주지만, i30 PD는 마치 서킷을 달리는 것을 염두한 듯 빠르고 칼 같은 조향 느낌을 선사한다.

 

 

i30 PD의 핸들링은 내 첫 차였던 아베오 해치백과 매우 흡사하여 예전에 아베오를 타고 와인딩을 뛰던 생각이 많이 났다. 중고속 영역에서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핸들을 돌리고 수동 기어 레버를 조작하며 새벽에 산길을 다녔던 그때의 느낌과 너무 흡사해서 20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마저도 들었다. 세단에서는 느낄 수 없는 뒤가 살랑살랑 흔들리며 커브길을 살짝 미끄러지며 치고 나가던 그 느낌...

 

 

지금은 운전 재미와는 거리가 한참 먼 말리부를 타고 있지만 가끔은 크기가 작고 민첩한 소형차에 수동 미션을 조작하며 야간 또는 새벽에 와인딩을 뛰던 그때가 그립다. 그때의 향수를 불러일으킨 i30 PD의 핸들링은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i30 PD N-Line 수동 한번 구해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완벽에 가까운 핸들링이었다. (어차피 뭐 내가 N 타면서 서킷을 갈 것도 아니고 그냥 일상생활에서도 운전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 거니까... 일단 집을 사고 생각해 보자 ㅠ)

 

한 줄 요약 - 운전의 재미가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는 그리운 핸들링.

 

4. 서스펜션 / 코너링

 

핸들링 하나만 좋다고 운전의 재미가 있겠는가? 핸들링이 운전자의 의도대로 정확하게 차를 조향 해주는 것이라면, 변경된 무게 중심을 기준으로 차체를 버티며 움직임을 만들어 주는 것은 서스펜션이 담당한다. i30 PD의 서스펜션은 전륜에는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있으며 후륜에는 준중형 차량에서는 보기 드문 멀티 링크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있다.

 

i30 2세대와 달리 후륜 서스펜션에 멀티 링크가 적용되면서 후륜 노면 추종성 (타이어가 얼마나 바닥을 잘 잡으며 달릴 수 있는가?) 이 크게 향상되었는데, i30 PD의 코너링 성능은 동급의 국산 차량은 물론 해외 브랜드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높은 성능을 보여준다.

 

 

i30 PD의 외부 디자인을 보면 서스펜션 세팅이 단단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부드러움과 단단함의 중간 지점을 정확하게 잡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과속방지턱과 같이 피칭이 부각되는 높은 요철을 넘을 때는 중형 세단을 타는 것 같은 부드러운 승차감이 느껴졌고, 롤링이 부각되는 코너링에서는 단단하게 잡아주며 버텨주는 스포티한 느낌을 주었다. 확실히 N의 베이스가 될 차량이라서 그랬던 것인지 세팅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이 느껴졌다.

 

 

형제차인 아반떼 AD 스포츠가 많이 단단한 느낌을 주는 서스펜션이라면 (아반떼 스포츠의 경우 스포츠 서스펜션이 기본 장착됨), i30 PD는 성능과 승차감을 적절하게 섞은 완성도 높은 서스펜션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단, 이것은 1.4 터보 GDI 기본 모델에 해당되는 이야기이며 튜익스 다이내믹 서스펜션이 적용되었거나 i30 N-Line의 경우에는 훨씬 단단한 서스펜션이 적용되었다는 것을 참고하길 바란다.

 

i30 PD에는 잘 세팅된 서스펜션뿐만 아니라 코너에서 차량의 움직임을 더욱 다이내믹하게 해주는 토크 백터링 (ATCC) 기능이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다. 다이내믹한 주행을 요구하는 차량에 장착되는 토크 백터링은 빠른 속도로 코너링을 전개할 때, 언더 스티어가 발생하는 것을 감지하는 순간 코너 안쪽 바퀴에 제동을 걸어 차체가 안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만들어 밖으로 빠지지 않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장치이다.

 

 

비슷한 목적을 가진 장치로는 LSD가 있는데 이 장치는 디퍼렌셜 장치를 통해 물리적으로 구동축의 회전차를 제한하는 것이라면 토크 백터링은 ECU가 판단하여 바퀴에 제동을 걸어 보정한다는 점이 다르다. LSD 만큼의 확실한 효과는 아니지만 토크 백터링의 존재는 i30 PD의 코너링 성능을 크게 끌어올려주는 특수한 기능이다.

 

i30 PD로 와인딩을 뛰면 커브길에서 차체가 안쪽으로 확 들어오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었는데, 이 현상이 토크 백터링으로 인한 자세 보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 느낌은 내 입장에서는 꽤나 친숙하고 반가운 느낌이었는데, 첫차였던 아베오에서 CBC (코너 브레이크 컨트롤)라는 토크 백터링과 비슷한 기능이 탑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타던 아베오 1.6은 브레이크를 밟아야만 구동력을 보정해 주었고 i30 PD의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보정한다는 아주 큰 차이가 있긴 하지만, 두 기능이 동작하는 순간 차체가 코너의 안쪽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보여 주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토크 백터링과 CBC는 목표가 같은 기능이 아니었을까?라고 예상해 본다. (글을 쓰면 쓸수록 아베오 네가 생각나는구나... 그때 정말 재미있었는데...)

 

한 줄 요약 - i30 PD는 와인딩과 코너링을 위해 태어난 차가 아닐까?

 

5. 승차감

 

i30 PD의 승차감은 준중형 자동차에서는 매우 좋은 수준이다. 휠베이스가 짧은 차량들은 승차감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데 앞바퀴가 요철을 넘는 동안 뒷바퀴도 요철을 타기 시작하여 충격을 흡수할 시간이 매우 짧기 때문이다. 특히, 소형차들은 원가 절감과 공간 확보를 이유로 2열에 토션빔 서스펜션을 장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1열과 2열의 승차감 차이가 큰 경우가 많다.

 

하지만 i30 PD는 후륜 서스펜션이 멀티 링크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하드웨어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게 시작한다. 옛날에 유명했던 "잘 만든 토션빔이 못 만든 멀티 링크보다 좋다."라는 말은 다른 말로 말하면 "잘 만든 멀티링크는 토션빔이 무슨 짓을 해도 따라올 수 없다." 된다. 고성능 차량인 N의 베이스가 되는 i30 PD가 후륜 멀티 링크 서스펜션을 제대로 만들지 못할 확률이 얼마나 높겠는가? 이미 i30 PD는 답을 낸 거나 마찬가지인 자동차였다.

 

 

한 가지 아쉬움을 말하자면 시승차에 적용된 16인치 휠과 타이어의 경우에는 i30 PD의 성격과는 다소 거리가 먼 너무 부드러운 구성이라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휠과 타이어의 크기를 올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휠과 타이어가 크면 휠하우스가 꽉 채워진 멋진 디자인으로 보이겠지만 기본기는 오히려 퇴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뭐든지 적당한 것이 좋은데 최신 차량들을 보면 디자인만 중시한 차급에 맞지 않는 거대한 휠과 타이어가 기본으로 장착되는 경우가 많다. (139마력 밖에 안 되는 쉐보레 트랙스에 19인치 광폭 타이어를 장착한다던가 ;;)

 

 

하지만 i30 PD의 경우에는 17인치나 18인치까지는 승차감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훌륭한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된다. 16인치가 적용된 시승차는 현재 타고 있는 더 뉴 말리부에 버금갈 정도로 매우 훌륭한 승차감을 보여주는데, 이것보다는 조금 더 단단한 세팅이 i30 PD에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연비가 그리 좋지 않아서 (?) i30 PD는 연비를 조금 포기하더라도 17인치나 18인치 정도의 적당한 사이즈의 휠과 타이어를 장착한다면 승차감은 물론이고 차량의 성격에도 잘 맞는 성능과 디자인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줄 요약 - 17인치에 스포츠 타이어가 장착된다면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 될 것 같다.

 

6.  기타

 

위에서 알아보지 않은 i30 PD의 기타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준중형 자동차 평균 수준의 정숙성

 

i30 PD의 NVH 성능은 무난한 수준으로 특출 나게 조용했다?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적당한 수준의 정숙성을 들려주었다. 이전의 현대 자동차가 NVH가 워낙 개판이어서 시끄럽다는 평가를 받았던 아반떼 MD나 YF 소나타보다는 조용하게 느껴졌지만, 형제차인 아반떼 AD나 경쟁 차량인 크루즈나 SM3 등에 비해서 정숙성이 뛰어나다고 말하기에는 애매했다.

 

2) 급을 뛰어넘는 주행 보조 시스템

 

1편에서도 언급했지만 i30 PD의 주행 보조 시스템은 급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물론, 18년식 이후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초기 모델은 사각지대 경보 장치만 있었다.) 어쨌든 이후에 추가된 주행 보조 시스템은 HDA 기능을 제외하면 상급 차량인 소나타나 그랜저와 비교해도 꿇리지 않는 뛰어난 시스템이었다.

 

동급 차량인 아반떼 AD에서는 정차 및 재출발을 지원하지 않는 스마트 크루즈와 차선 이탈 시 경보만 해주는 낮은 등급의 주행 보조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었고, 경쟁 차량이었던 쉐보레 올 뉴 크루즈는 조향 보조 시스템을 제외하면 상대가 되지 않았으며, SM3는 주행 보조 시스템이라고 말하기 민망한 경보 장치만 장착되어 있던 것을 감안하면 i30 PD의 주행 보조 시스템은 동급 차량들보다 훨씬 앞서 나간 고급 시스템이었다.

 

아쉬운 점은 HDA 기능이 제공되지 않아서 한국에서 가장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쉐보레에서나 볼 수 있는 황당한 가격표 구성이 현대 자동차에도 있다는 것인데 19년식에 추가된 N-Line 모델의 경우에는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빠졌다!? 대체 뭐 하는 새끼들이지? 아무튼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옵션 개편이 있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3) 찐 형제인 벨로스터 2세대와의 차이점은?

 

동일한 플랫폼으로 개발된 아반떼 AD와 벨로스터 JS 중에서 실질적인 i30 PD의 형제차는 벨로스터 JS로 제원상 가장 비슷한 차량이다. 벨로스터의 경우에는 전륜 쿠페 포지션에 있는 스포티한 소형차이고, i30 PD의 경우에는 패밀리카뿐만 아니라 많은 짐을 적재할 수도 있는 전통적인 다용도 해치백 자동차다.

 

벨로스터 JS와 i30 PD와 비교해 보면 i30 PD가 조금 더 높은 급의 차량임을 알 수 있다. 벨로스터 JS의 경우에는 내장재로 사용된 부품들의 품질이 떨어지고 원가를 줄이기 위해 싸구려 플라스틱이 내장재를 주로 이루지만, i30 PD의 경우에는 1편에서 설명한 대로 곳곳에 우레탄 폼과 인조 가죽을 덮어 고급스러운 실내를 구성했다.

 

옵션 구성 역시 차이가 나는데 벨로스터 JS는 10km/h 속도에서 해제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부분 적용되는 LED 램프류, 오토 홀드 미지원,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미지원 등 i30 PD와 비교 시 고급 옵션 구성에서 다소 떨어진다. 대신, 벨로스터 JS는 운전의 재미를 더해주는 컴바이너 타입의 HUD, JBL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엔진 사운드 이퀄라이저와 같은 다이내믹한 보조 옵션들을 제공한다.

 

형제차 중 i30 PD에만 있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와 오토 홀드 기능

 

하지만 벨로스터 JS에는 i30 PD 조차 어쩌지 못하는 괴물 라인업이 있는데, 2018년 1월에 출시한 국내 최초의 N 브랜드 차량인 벨로스터 N이다. 벨로스터 N이 출시되면서 비로소 현대 자동차에도 핫해치라고 부를 수 있는 자동차가 등장한 것이다. 벨로스터 N이 출시되면서 안 그래도 판매량이 나락으로 가던 벨로스터 일반 모델과 i30 PD는 그야말로 전멸. 안 팔리기로 유명했던 쉐보레 아베오보다 더 처참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2년 뒤 단종되는 슬픔을 맛보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주행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 벨로스터 N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며, 적당히 즐길 수 있는 활용도가 높은 편한 해치백을 원한다면 i30 PD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아마 대부분은 벨로스터 N으로 선택할 것 같지만 ;;)

 

4) i30 PD의 AS는?

 

비인기 차종을 소유하고 있는 차주들이라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단종 이후의 AS 문제.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비인기 차종만 골라서 구매하고 있는 똥차믈리에인 내 경험에 의하면 부품 수급이 어렵다는 쉐보레 아베오도 수리하는데 7일을 넘겨본 적이 없다. 하물며 여러 차종이 부품을 공유하고 있으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아반떼가 형제차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한 가지 걱정되는 부분이라면 바로 1.4 터보 GDI 엔진. 이 엔진은 국내에서 형제차인 벨로스터 JS 1.4 터보를 제외하고는 적용된 사례가 없다. 동일한 카파 계열의 1.4 MPI 엔진의 경우에는 엑센트 1.4와 스토닉 1.4에서 사용된 적이 있긴 하지만, 이 차들도 판매 부진을 이유로 빠르게 단종되었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몰라도 5년 이후에는 문제가 될 여지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참고로 3세대 프라이드의 1.4 NA 엔진은 감마 MPI 엔진으로 계보가 다른 엔진이다.)

 

뭐... 그래도 현대 자동차니까 어떻게든 부품은 구할 수 있겠지... 판매도 얼마 되지 않은 똥차믈리에 쉐보레 차주가 이런 걸 걱정하기에는 오지랖이긴 하다. 당장 내가 타고 있는 말리부 1.35 엔진 마운트도 없어서 못 구한다는 글이 돌아다니는 판국에 쩝... 다음에는 BMW를 사야지 ;;

 

7. 요약

 

i30 PD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항목 점수 의견
파워트레인 2 / 5 핫해치라는 슬로건에 맞지 않는 특색 없는 엔진과 내구성이 의심되는 변속기.
제동 5 / 5 딱히 흠잡을 부분이 없는 훌륭한 제동 시스템.
핸들링 5 / 5 핸들링 / 코너링은 국산차 중에서는 상위권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듯.
코너링 5 / 5 핸들링 / 코너링은 국산차 중에서는 상위권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듯.
승차감 4 / 5 준중형 차량 치고는 훌륭한 승차감. 구조상 2열 승차감이 떨어지는 것은 아쉬움.
정숙성 3 / 5 준중형 차량 수준의 평균적인 정숙성.
주행 보조 장치 5 / 5 지금 쉐보레에서 팔고 있는 차량들과 비교하면 이 차랑 비슷할 듯?
총점 4.1 / 5 다시 보니 선녀였던 완벽했던 마지막 국산 준중형 해치백.

 


 

지금까지 현대 자동차의 준중형 해치백 i30 PD에 대해 알아보았다. 3년 전에 말리부를 구매할 때 할인을 하지 않았더라면 (?) 현재 내가 타고 다니는 차였을 수도 있었던지라 더욱 애착이 가는 리뷰였다. 현재 커뮤니티에서는 인터넷 슈퍼카 중 하나로 알려져 있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실제로 차량을 타보지 않고 판매량으로만 차량을 판단하는 사람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차량 컨디션이 좋은 차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로 만족감을 주는 차가 얼마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아니면 비인기 자동차만 좋아하는 똥차믈리에 성향이 반영되어 그럴 수도...)

 

아무튼 i30 PD 리뷰는 여기까지이며 다음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사랑받고 있는 국산 SUV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화석인 스포티지 NQ5에 대해 알아보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