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리뷰] 한국 GM의 마지막 희망!? 쉐보레 트레일 블레이저 액티브 시승기 (2편 - 주행 느낌 / 후기)

2023. 2. 2. 00:20의식주차 그리고 여행/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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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트레일 블레이저 액티브의 주행 느낌과 시승 후기에 대해 알아본다. 트레일 블레이저의 정보, 옵션, 내 / 외관 디자인에 대한 정보는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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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리뷰] 한국 GM의 마지막 희망!? 쉐보레 트레일 블레이저 액티브 시승기 (1편 - 2세대 소형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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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워트레인

 

트레일 블레이저에 적용된 파워트레인은 이전에 리뷰했던 차량인 더 뉴 말리부 1.35 터보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이다. 해당 파워트레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더 뉴 말리부 1.35와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확인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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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리뷰] 나는 왜 더 뉴 말리부를 구입했는가? (4편 - 주행 느낌 /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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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더 뉴 말리부 1.35 대비 향상된 초반 응답성

 

더 뉴 말리부 1.35와 트레일 블레이저에 적용되는 E-터보 1.35 엔진은 최대 156마력과 최대 24.1 kgf.m의 출력을 낼 수 있는 엔진으로 작은 배기량을 감안하면 강력한 출력을 가지고 있다. 경쟁 차량들과 비교 시 가장 작은 배기량을 가지고 있고 엔진의 실린더도 1개가 부족한 3기통 구성이지만, 1.4톤의 차체를 가뿐히 끌어주기 때문에 출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배기량이 적어 세금도 싸고, 연비도 동급에서 가장 뛰어나고, 출력도 부족하지 않으며, 저공해 3종 할인 혜택까지 이용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만족감이 높은 파워트레인이었다.

 

 

하지만 더 뉴 말리부 1.35를 운행하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경쟁 차종 대비 가속 페달의 반응성이 뒤쳐진다는 것이다. 가속 페달을 서서히 밟으면 문제 될 것이 없지만 고속도로에서 차선을 진입하거나 급가속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이 반응하기까지의 시간이 생각보다 긴 편이다. 물론, 터보 엔진 특성상 부스트압이 찰 때까지 반응성이 떨어지는 터보렉이 있을 수밖에 없긴 하지만 여태까지 타왔던 쉐보레 차량의 세팅을 생각하면 너무 부드러움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반응성이 떨어진다.

 

반면, 트레일 블레이저의 경우에는 더 뉴 말리부 1.35와는 달리 경쟁 차량과 비교했을 때 비슷한 수준의 적당한 반응성을 보여주었다. 더 뉴 말리부 1.35와 트레일 블레이저의 엔진룸을 비교하면 같은 엔진이지만 엔진룸의 형상이 완전히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 뉴 말리부 1.35의 흡기 인테이크는 얇고 엔진을 한 바퀴 돌아가는 긴 형태를 띠고 있다면, 트레일 블레이저의 경우에는 더 뉴 말리부 1.35보다 절반 이상이 짧은 형태로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흡기가 길면 중저속에 유리하고 짧으면 고속에서 유리한데 내가 알고 있는 것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느낌이 들었다. 흡기가 긴 더 뉴 말리부 1.35가 저속 반응성이 떨어지는 대신 고속에서 1.35가 맞나 싶을 정도로 강력하게 밀어주는 반면에 흡기가 짧은 트레일 블레이저가 저속 반응성이 더 빠르고 고속에서 밀어주는 힘이 다소 떨어진다고 느꼈다.

 

 

물론, 흡기의 구성 하나만으로 차량의 반응성이 다른 이유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엔진과 미션이 같긴 하지만 흡기의 길이, 구경, 배압 등 환경 조건과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엔진과 미션을 적용하고 있어도 주행 느낌이 이 정도로 차이가 클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역시... 자동차라는 물건은 정말 재미있는 물건이다.

 

어쨌든, 트레일 블레이저의 경우에는 같은 엔진과 미션이 적용된 더 뉴 말리부 1.35보다 가속 페달의 응답성이 빠르다. 시내 주행과 같은 저속 환경에서는 운전자가 크게 답답함을 느끼는 부분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2) E-터보 1.35 엔진은 트레일 블레이저를 위한 엔진이다

 

더 뉴 말리부 1.35를 2년 이상 운행하면서 가장 큰 단점을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가속 시 들어오는 불쾌한 진동을 선택할 것이다.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더 뉴 말리부 1.35도 NVH에서는 경쟁 차량과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도어의 형상이나 마감이 경쟁 차량보다 좋은 수준이라서 3기통의 카랑카랑한 엔진음을 제외한다면 NVH는 좋은 수준이다.

 

문제는 갑작스럽게 속도를 올려야 하는 환경에서 엔진의 진동이 운전석으로 많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대략 3천 RPM과 4천 RPM 사이에서 불쾌한 진동이 시트와 핸들로 느껴지는데, 잔진동의 양이 많이 느껴지기 때문에 운전자들은 간질간질거리는 불쾌한 진동을 느낄 수 있다. 오히려 4천 RPM 이후에는 스포티한 엔진음과 진동이 줄어들어 달리는 맛도 느껴지는데, 중요한 것은 4천 RPM 이후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 고회전 영역이라는 것이다. 조용하고 안락해야 할 중형 세단에 불쾌한 잔진동은 승차감을 떨어뜨리는 단점으로 볼 수 있다.

 

반면에, 트레일 블레이저의 경우에는 진동에 대한 대책이 더 뉴 말리부 1.35보다 잘 되어있다. 3기통 특유의 카랑카랑한 엔진음은 동일하지만, 진동을 기준으로 보면 더 뉴 말리부 1.35보다 중고속 영역에서 더 얌전하고 경쟁 SUV들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애초에 E-터보 엔진이 트레일 블레이저를 위한 엔진으로 설계된 만큼 더 뉴 말리부보다는 트레일 블레이저에 최적화된 설계가 반영 되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3) 무게는 비슷하지만 공기 저항을 많이 받는 소형 SUV 특성상 연비는 다소 떨어진다

 

더 뉴 말리부 1.35의 경우에는 다른 중형 세단들보다 가벼운 공차 중량을 가지고 있다. 또한,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곡선 형태의 디자인을 차체 전체에 적용하여 중형 세단 중에서 가장 좋은 공인 연비를 가지고 있다. (순수한 가솔린 엔진 기준 - 14.2km/L) 실제로 더 뉴 말리부 1.35를 2년 이상 운행하면서 최고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주행 연비이다.

 

경기도에서 서울 한복판까지 정체가 심한 주행 환경과 고속 환경을 모두 포함한 주행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행 거리 5만 7천 Km의 평균 연비가 15.5km/L를 기록하고 있으니 순수한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중형 세단의 기준으로 본다면 높은 수준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중형 세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 트레일 블레이저의 경우에는 같은 엔진과 미션을 탑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 차량을 압도하는 연비까지는 보여주지 못했다. 동일한 경로를 더 뉴 말리부 1.35로 주행 시 평균 연비가 21 ~ 23km/L를 기록했지만, 트레일 블레이저의 경우에는 공기 저항을 많이 받는 SUV라 그런지 대략 1 ~ 3km/L 정도 낮은 연비를 보여주었다.

 

 

소형 SUV에서 가장 연비가 좋은 XM3 TCe 1.35의 경우에는 더 뉴 말리부와 거의 비슷한 연비를 보여주고 있고, XM3 1.6 GTe의 경우에는 트레일 블레이저와 거의 비슷한 연비를 보여주었다. 확실히 세단의 디자인과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는 XM3가 공기 저항을 덜 받아서 그런지 다른 경쟁 SUV들보다 더 좋은 연비를 기록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 트레일 블레이저의 연비가 나쁘다는 수준은 아니다. 세종시를 기준으로 시내와 고속이 섞인 환경을 주행했을 때 16km/L 정도의 연비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트레일 블레이저의 연비가 떨어진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사실 이 정도면 가솔린 SUV 치고는 좋은 수준이다.

 

 

2. 제동 시스템 (딱히, 흠잡을 부분이 없다.)

 

더 뉴 말리부 1.35와 트레일 블레이저에 적용된 E-터보 엔진의 특성상 엔진이 만들어내는 진공으로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방식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전자식 진공 모터를 사용하는 전자식 브레이크가 적용되어 있다. (대체 어떤 사람이 렌터카로 오프로드를 달렸길래 엔진룸에 흙탕물이 이렇게 묻어있는 건지... 차 빌려 타면 깨끗이 좀 써라.)

 

 

더 뉴 말리부 1.35의 브레이크와 다른 점이라면 브레이크 페달이 마치 하이드로백을 사용하는 경쟁 차량들처럼 유격이 제법 느껴진다는 것이다. 더 뉴 말리부 1.35의 경우에는 브레이크 페달이 단단한 편이라서 유격이 거의 없는 타이트한 느낌을 주는 반면에, 트레일 블레이저의 브레이크 페달은 다른 브랜드의 차량들과 비슷하게 느슨하게 세팅되어 있다.

 

브레이크의 성능은 더 뉴 말리부 1.35와 같이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즉시 4개의 캘리퍼가 꽉 잡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브레이크 성능 자체는 경쟁 차량들과 비교 시 우위에 있는 부분으로 어느 환경에서든지 밀리지 않고 즉시 차량을 제동 시키기 때문에 신뢰성이 높은 시스템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더 뉴 말리부 1.35에서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진공 모터의 고주파음도 매우 작게 들려서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동일하게 고주파음은 나는데 방음을 잘한 것인지 개선품이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더 뉴 말리부 1.35와 비교하면 거슬리지 않아서 좋았다. 트레일 블레이저의 브레이크 시스템은 경쟁 차종뿐만 아니라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는 상위 차량보다도 만족감과 신뢰감을 주었다.

 

3. 핸들링

 

쉐보레의 차량들은 보통 경쟁 차량과 비교 시 핸들링이 좋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트레일 블레이저의 핸들링 성능은 어떨까? 아래에서 장점과 단점에 대해 살펴보자.

 

1) 쉐보레 차다운 정확하고 빠른 피드백

 

트레일 블레이저의 핸들링은 빠른 피드백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쉐보레 차량이 비슷한 느낌을 주는데 트레일 블레이저 역시 운전의 재미가 느껴질 정도로 빠른 반응을 자랑한다. 직진 시 핸들을 지속적으로 조작할 필요도 없고 핸들을 돌리는 즉시 차체가 반응하기 때문에 SUV가 아닌 승용차를 운전하는 느낌이 든다. 경쟁 차량 대비 서스펜션이 단단하게 세팅되어 있어 급격한 핸들 조작 시에도 차체가 충분히 버텨주기 때문에 운전 재미에 있어서는 경쟁 차량들보다 우위에 있다.

 

 

핸들의 크기도 차체 사이즈를 생각하면 적당한 수준으로 핸들을 조작할 때 있어 부담스럽지 않다. 경쟁 차량인 XM3와 달리 낮은 속도에서는 가볍게 움직이고 빠른 속도에서는 무거워지는 정상적인 (?) 무게감을 제공한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2) 좋게 말하면 구형 크루즈 정도의 느낌? 가격 대비 아쉬운 핸들 조작 느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핸들을 돌릴 때의 느낌 자체가 왠지 모를 싸구려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이런 비슷한 느낌을 K5 DL3 하이브리드를 타면서 느꼈는데, 쉐보레 차량에서 이런 핸들 조작 느낌이 난다는 것은 의외였다. 좋게 말하면 구형 크루즈의 핸들 감각과 비슷한데, 핸들을 조작할 때 왠지 모를 헐거운 느낌이 드는 것은 상당히 아쉽다. 차량의 가격을 생각하면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내줬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4. 서스펜션 / 코너링

 

트레일 블레이저의 서스펜션은 경쟁 차량들과 비교 시 단단한 편이다. 이러한 세팅은 차량의 코너링 성능을 좋게 만들어주며, 급격한 조향이 있어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차체를 잡아준다. 트레일 블레이저의 서스펜션에 대한 장점과 단점에 대해 알아보자.

 

1) 경쟁 차량 대비 단단한 하체와 서스펜션 세팅

 

트레일 블레이저는 경쟁 차량 대비 단단한 세팅의 서스펜션을 가지고 있다. 서스펜션이 단단하고 18인치의 큰 휠을 장착하고 있어 노면에서 들어오는 충격이 제법 느껴진다. 노면의 피드백을 잘 전달하는 것은 장점이지만, SUV라는 차량의 장르를 생각하면 다소 심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트레일 블레이저는 단단한 서스펜션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차체의 롤링이 적은 편이다. 따라서, 코너링 시 빠른 속도로 진입하여도 소형 해치백 차량을 타는 것처럼 잘 버텨준다. 운전의 재미는 현재 타고 있는 더 뉴 말리부 1.35보다 트레일 블레이저 쪽이 훨씬 재밌다. 단, 상황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못하는 CVT 미션의 특성상 연속적인 코너에서의 재미는 DCT 미션을 사용하는 XM3나 코나와 비교 시 아쉽다. 자동 변속기나 DCT 미션이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트레일 블레이저의 단단한 서스펜션은 차체의 피칭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전에 탔던 XM3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피칭을 허용하면서 재빠르게 자세를 잡는 타입이었다면, 트레일 블레이저의 경우에는 피칭이 생기는 범위를 크게 줄였다. 따라서, 차량이 급가속을 하거나 급제동을 하거나 요철을 넘을 때 차체가 앞이나 뒤로 쏠리는 느낌이 없어 안정감이 느껴진다.

 

2) 소형 SUV 치고 다소 과한 단단한 서스펜션

 

문제는 이러한 세팅 때문에 차체로 들어오는 충격이 제법 크다는 것이다. 약 2시간 이상 연속으로 주행하니 피곤함이 느껴졌고, 도로의 요철이나 방지턱을 지날 때마다 속도를 크게 줄여 주행해야만 했다. 통통 튀는 느낌이 들거나 타이어가 그립을 잃어버려 미끄러지는 등의 문제는 보이지 않아 주행 자체는 안정적이긴 했지만, 내부에 탑승하고 있는 승객의 피로도가 상당히 높아진다는 것은 단점으로 생각된다. 차량의 성격만 보면 구형 코나와 가장 비슷한 세팅으로 보였다. 

 

경쟁 차량에서 서스펜션을 가장 잘 세팅했다고 생각되는 차량은 XM3로 SUV처럼 차체가 높지만, 승용차와 비슷한 성능과 승차감을 보여주어 가장 만족스러웠다. 참고로, 하체 세팅이 스포티하게 세팅되어 운전 재미가 느껴졌던 차량은 구형 코나와 트레일 블레이저였으며, 이도저도 아닌 아쉬운 성능을 보인 것은 구형 셀토스였다. (특히, 셀토스는 물렁물렁한데 DCT 변속 느낌마저 울컥거려서 제일 별로였다. 차라리 코나처럼 가지... 나중에 더 뉴 셀토스 한번 타봐야지.)

 

 

5. 승차감

 

트레일 블레이저의 승차감은 위에서 말한 대로 단단한 서스펜션으로 인해 딱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체의 세팅이 단단하기 때문에 노면에서 올라오는 잔진동이 승객석으로 올라온다. 방지턱을 넘을 때 조금만 빠른 속도로 넘어도 쾅쾅거리는 느낌이 온 차체를 휘감는다. 다른 경쟁 차량 대비 피칭의 범위가 작아서 충격을 흡수할 범위가 적어서 그런지 방지턱을 넘을 때는 유독 심하게 충격이 느껴졌다.

 

 

결론적으로, 단단한 하체로 주행 성능과 안정감은 잡았으나 이로 인해 승차감에서 손해를 본 것이다. 소형 SUV임을 감안하면 약간의 주행 성능은 포기하더라도 좀 더 부드럽게 하체를 세팅하는 게 맞지 않나? 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가뜩이나 휠베이스도 짧은 차량에 단단한 서스펜션과 18인치의 휠이 만나서 승차감 저하가 더욱 부각되었다.

 

단,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일단 소형 SUV의 경우 혼자서 운행하는 경우가 많고, 운전자가 주행 성능을 중요하게 본다면 트레일 블레이저의 단단한 승차감은 오히려 장점으로 생각될 것이다. 또한, 트레일 블레이저의 단단한 서스펜션이 지면을 그립을 놓치며 미끄러지거나 요철에서 탱탱 거리는 황당한 느낌이 아닌 하체가 너무 꽉 조여진 단단한 느낌이기 때문에 분명히 이러한 세팅을 좋아할 운전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트레일 블레이저의 승차감은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 있으므로, 본인이 어떤 드라이빙 느낌을 선호하는지 반드시 검토한 후에 차량 구매를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

 

6. 주행 보조 장치

 

트레일 블레이저는 쉐보레에서 판매하고 있는 차량들 중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주행 보조 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 자동차다. 더 뉴 트래버스와 타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쉐보레의 SUV 라인업에서 유일하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지원하는 차량이기도 했다. 트레일 블레이저보다 상위 차량인 더 뉴 이쿼녹스는 아직까지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제공하지 않으니 이쯤 되면 트레일 블레이저 밀어주기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트레일 블레이저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다른 브랜드처럼 하단의 레이더를 사용하지 않고, 전면 유리 상단에 있는 스트레오 카메라를 이용하여 차간 거리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조절한다. 레이더를 사용하지 않고 카메라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여러 변수가 많은 도로에서 빠르게 대응이 가능할까? 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쉐보레 차량에서 사용하는 프로세서의 성능이 높은 것인지 기대 이상으로 인식률이 좋고 매우 빠르게 반응한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코너에서 속도를 줄여주기도 하고 차량 정차 시 오토 스탑을 자동으로 걸어주는 기능까지 지원하는 나름 진보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제공한다.

 

 

하지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제외하면 경쟁 차종 대비 뛰어나다고 생각되는 주행 보조 장치는 지원하지 않는다. 사실, 현대 / 기아 자동차를 제외한 다른 브랜드도 상황은 마찬가지라서 트레일 블레이저의 주행 보조 장치가 경쟁 차량 대비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경쟁 차량들이 가장 낮은 트림부터 기본으로 제공하는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의 성능이 떨어진다는 것은 개선해야 할 사항이라고 본다.

 

 

쉐보레뿐만 아니라 GM의 대부분의 차량들은 차선 유지 보조 기능에 차선을 중앙으로 유지하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차선을 벗어나면 경고와 함께 핸들을 살짝 돌려줄 뿐이다. 캐딜락의 일부 차량들도 차선 중앙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쉐보레 차량의 문제라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카메라 모듈로 코너 대응이 가능한 진보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구현하고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으면서, 훨씬 쉬운 기술인 차선 중앙 유지 보조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미 달려 있는 카메라를 이용해서 아주 쉽게 구현이 가능할 텐데, 아직도 차선 중앙 유지 기능을 넣어주지 않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다 못해 르노 코리아의 SM6나 볼보 처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하면 차선 중앙 유지 기능이 동작하도록 하던가 ;; 오토 홀드와 더불어 전혀 개선할 티조차 내지 않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더 황당한 부분은 같은 그룹 내에 있는 고급 브랜드인 캐딜락도 이 기능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미에서는 슈퍼 크루즈에 차선 중앙 유지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데, 국내에서는 법적인 문제로 슈퍼 크루즈가 제외되어 그런 것으로 보이는데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다. 아니 뭐 얼마나 어려운 기능이라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을 제외하면 다른 주행 보조 기능들은 크게 지적할만한 사항은 없다. 말리부에서 제공하던 자동 주차 보조 기능은 빠졌지만, 어차피 말리부에서도 제대로 동작하는 경우가 드물었던 기능이라 단점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른 장치들은 대부분 동작 환경이 되면 빠르게 동작하여 운전자에게 사고 위험을 경고해 주었기 때문에 트레일 블레이저의 주행 보조 기능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이라고 생각이 된다.

 

다만, 주행 보조 장치 기능을 2개의 옵션으로 나눠버린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아래의 선택 품목을 보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컴포트 또는 프리미엄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으며, 사각지대 경보와 후측방 경보 기능은 셀렉티브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다. 이 2가지의 옵션 가격은 각각 128만 원과 113만 원으로 둘을 합치면 241만 원이라는 황당한 옵션 가격이 나온다. 경쟁 차량들이 주행 보조 기능을 100만 원 미만의 가격으로 한꺼번에 제공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비싸도 너무 비싸다. 예전에 말리부 리뷰에서도 가격표가 이상하다 못해 소비자를 호구로 만든다고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트레일 블레이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요즘 옵션 장사의 끝판왕은 현대 / 기아 자동차가 아니라 쉐보레 같다. 나는 전동 트렁크 필요 없고 주행 보조 기능만 넣고 싶은데, 주행 보조 기능을 모두 넣으려면 전동 트렁크, 레인 센서 (대체 이게 왜 여기 있냐고), 2열 USB 포트,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등의 기능들이 딸려 들어온다. 제대로 팔고 싶으면 가격표 좀 제발 합리적인 구성으로 옵션을 재배치하는 게 어떨까 싶다. 요즘 진짜 너무한다.

 

7. 경쟁력을 잃어가는 트레일 블레이저

 

지금까지 트레일 블레이저의 주행 성능에 대해 알아보았다. 차량의 디자인, 크기, 공간, 주행 성능, 주행 보조 시스템 등을 봤을 때 아직까지는 현재 출시한 동급의 차량들과 경쟁이 가능한 정도의 상품성은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이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왜냐하면 경쟁 회사에서 신차나 상품성이 개선된 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이미 시장에 출시했기 때문이다.

 

가장 판매량이 저조했던 현대 코나는 2세대로 풀체인지 되면서 트레일 블레이저와 비슷한 크기로 차체가 커졌다. 또한, 가장 최신의 플랫폼으로 변경되면서 구형 코나에서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딱딱한 승차감이 크게 개선되었고, NVH 역시 동급 최고 수준으로 개선되었다. 가격이 400만 원 정도 오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레일 블레이저와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는 것은 쉐보레 입장에서는 악재라고 말할 수 있다.

 

 

셀토스 역시 상품성을 끌어올린 더 뉴 셀토스를 출시했다.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7단 건식 DCT를 8단 자동 변속기로 변경하여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승차감을 끌어올렸고, 디 올 뉴 스포티지에서 선보였던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다이얼식 기어 시프트와 전동 트렁크를 추가하여 가뜩이나 실내 디자인으로 욕을 먹던 트레일 블레이저에 어퍼컷을 꽂아 놓은 상태이다.

 

 

르노 코리아의 XM3는 외관이나 옵션 구성에 큰 변화는 없지만, 듀얼 모터 시스템을 적용한 XM3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저렴한 유지비를 장점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레일 블레이저는 대체 무엇을 장점으로 내세워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한 가지 희소식이 있다면 트레일 블레이저의 상품성 개선 모델이 올해 출시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던 내부의 모습이 셀토스처럼 커브드 디스플레이로 변경되는 유출 사진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신형 트랙스와 더불어 실내가 크게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왕 상품성 개선이 예정된 만큼 1열 전동 시트, 2열 에어 벤트, 2열 220V 플러그, 엠비언트 라이트 등 고급 장비들을 많이 적용해서 출시했으면 좋겠다.

 

 

8. 요약

 

트레일 블레이저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항목 점수 의견
파워트레인 4 / 5 더 뉴 말리부 1.35에서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항목들이 대부분 개선됨.
제동 5 / 5 딱히 흠잡을 부분이 없는 훌륭한 제동 시스템.
핸들링 3 / 5 핸들링 성능은 좋지만 조작감은 저렴하게 느껴짐.
코너링 4 / 5 단단한 하체와 서스펜션 세팅으로 좋은 코너링 성능을 보여줌.
승차감 3 / 5 비교적 단단한 서스펜션으로 인한 단단한 승차감.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엉망진창은 아님.
정숙성 3 / 5 하체에 커버를 추가하거나 방음을 더 신경 써준다면 바랄게 없겠음. 하지만 그렇게 안할듯.
주행 보조 장치 3 / 5 쉐보레 차량 중에서는 뛰어나지만 경쟁 모델과 비교 시 부족함.
총점 3.5 / 5 최대한 빨리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해야만 경쟁을 이어나갈 수 있을듯.

 


 

지금까지 쉐보레의 트레일 블레이저에 대해 알아보았다. 개인적으로 트레일 블레이저 RS 이비자 블루를 너무나 사고 싶었던지라 소형 SUV 중에서는 가장 애착이 가는 모델이다. GM이 국내에서 멀쩡한 차량을 단종시키고 공장을 폐쇄하는 사이에 점점 더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너무나 아쉬울 따름이다. 회사 특성상 수출 물량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트레일 블레이저 정도 되는 차량이라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먹힐 만한 좋은 차량이니 국내에 좀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 글에서는 변속기가 다 말아먹은 명차 현대의 i30 PD 1.4 터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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