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 민주주의 승리의 맛 파맛 첵스 후기

2020. 9. 2. 13:49의식주차 그리고 여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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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매우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다소 과격한 단어 또는 문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첵스 초코 나라의 대통령 선거

 

2004년 좋은 것만 드린다는 켈로그에서 첵스 초코 나라의 대통령을 뽑기 위해 인터넷 투표를 진행하였다. 대통령 후보로는 밀크 초코맛을 가진 체키와 파맛을 가진 차카가 출마했으며, 농심에서는 가장 많은 표를 득표한 제품을 생산하겠다고 공지하였다.

 

 

 

 

농심 측에서는 내부적인 비리 (??)로 체키를 당선시킬 생각이었고, 후보자 연설에서도 편파적인 내용으로 보도하여 기호 2번 차카를 떨어뜨리기 위해 노골적으로 방해하기 시작했다. 독재 정권에 쓰라린 역사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투표 조작은 엄연히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나도 내가 뭐라고 쓰는지 모르겠다.)

 

https://youtu.be/e4 t5 KUOBOmY

첵스 초코 나라 대통령 부정 선거 영상

 

그러나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 런승만부터 시작된 총과 칼로 얼룩진 독재 정권과 싸우며 민주주의를 쟁취한 전 세계에서도 몇 안 되는 훌륭한 나라와 국민들이 아닌가. 부정부패에 화난 네티즌들이 첵스 초코 나라의 부정 선거를 올바르게 돌리기 위해 민주주의의 기본인 투표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웃긴 대학의 참여

 

2000년대 당시 가장 큰 유머 사이트인 웃긴 대학이 이러한 부정 선거를 두고 볼 수 없어, 켈로그의 홈페이지에 체키가 아닌 차카에 대량의 표를 던지기 시작하며 부정 선거의 판도가 뒤집어지기 시작했다. 당황한 부정부패 세력은 (???) 어떻게든 독재를 이어나가기 위해 무효표를 필터링하겠다고 선언하고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진 42,000표를 삭제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차카의 표가 6천 표 이상 앞서있는 상태였고, 당황한 부정부패 세력은 오프라인 투표와 ARS 투표로 일방적인 체키의 당선을 공지했다. 아래는 당시의 투표 상황을 나타낸 것으로 나무 위키에서 참고한 결과이다.

 

첵스초코 나라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

정당

밀크초코당

파맛당

격차

득표 합계

후보

체키

차카

(1위/2위)

(비율)

득표수
(득표율)

46,424
(56.57%)

35,641
(43.43%)

+ 10,783
(△13.14% p)

82,065
(100.00%)

인터넷 투표

29,255
(47.74%)

32,030
(52.26%)

▽2,775
(▽4.52% p)

61,285
(74.68%)

ARS 전화 투표[A]

13,963
(80.26%)

3,434
(19.74%)

△10,529
(△60.52% p)

17,397
(21.20%)

롯데월드 현장 투표[A]

3,206
(94.77%)

177
(5.23%)

△3,029
(△89.54% p)

3,383
(4.12%)

 

결국 첵스 초코 나라의 대통령은 첵키가 당선되었고, 이에 반발한 차카의 세력 (???)과 네티즌들은 지속적으로 정부에 (켈로그)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차카 지지자가 올린 울분의 글

 

 

차카는 그렇게 15년 동안 부정부패에 맞서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으나, 정부 (켈로그)에서는 아몬드, 요구르트 등의 신제품으로 약자를 짓밟았다. 하지만 차카를 지지하는 세력과 네티즌들은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저항하였다.

 

 

차카(?) 가 외로운 싸움을 하는 사진

 

 

그렇게 16년이 지난 2020년 6월 정부 (켈로그)에서 한정판으로 파맛 첵스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비록 한정판이지만 독재에 끊임없이 저항하여 얻은 민주주의의 승리였기에 사람들은 환호했다. 그리고 출시와 동시에 대형 마트에 매진되어 구매하고 싶어도 구매하지 못하는 출시와 동시에 전성기를 지내게 된다.

 

파맛 민주주의 언박싱 (?)

 

어렵게 구매한 민주주의 첵스. 제가 직접 먹어보겠습니다.

 

 

 

 

존나 띠겁게 웃는 독재자 체키. 니가 임마 어 런승만이나 마사오랑 뭐가 달라?

 

 

 

 

민주주의의 승리의 맛 기다렸다.

 

 

 

 

박스를 뜯으면 안에 은색 포장지로 이쁘게 들어있다.

 

 

 

 

박스를 뜯은 이후에 소중한 파맛 첵스가 눅눅해진 않도록 박스를 접어 보관하는 기능도 들어있다.

 

 

 

 

포장지를 뜯고 승리의 맛을 살펴보자. 진상 규명 과정에서 지지자가 합성해서 만든 초록색 첵스와 완전 똑같이 생겼다.

 

 

 

 

색상은 연두색을 띤다. 끈적거리는 것을 보니 설탕 코팅이 되어있는 듯하다.

 

 

 

 

맛은 어떨까? 바로 먹어보았다.

 

승리의 맛 후기

 

상당히 오묘한 맛을 낸다. 달짝지근하다기보다는 짭조름하고 바삭거리는데 입에서 파향이 난다. 양파링에 설탕 코팅한 느낌? 근데 양파링보다 덜 짠 느낌. 신기한 건 먹은 이후에 입에서 진짜 파향이 남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신기해서 먹을만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계속 먹으니 역하다. 하긴 16년 동안 투쟁한 맛이 달콤할 리 없다. 분명 뭔가 맛있는 조합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준비한 사리 곰탕면. 인터넷에서 투쟁 시 출시하면 갈아서 설렁탕에 넣어 먹겠다는 글이 생각나서 구매해봤다.

 

 

 

 

분말 가루와 파맛 첵스를 넣고...

 

 

 

 

물을 붓고 기다렸다.

 

 

 

 

완성된 파맛 첵스 곰탕면. 맛은 어떨까?

 

 

 

 

어떻긴... 국물에서 파맛 책스의 그 이상한 향이 난다. 으웩.... 아니 누가 이걸 갈아서 설렁탕 먹는다 그랬어. 더 짜증 나는 건 진짜 파맛이 난다는 것.

 

하지만 포기하기엔 이르다. 아직 마지막 희망이 남아있다. 우유에 시리얼 넣고 맛없는 적이 없었다. 제발 너만이라도...

 

 

 

 

하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우유색이 초록색으로 변해서 내가 지금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온 방사선 첨가한 핵폐기물을 먹는 것 같다. 파의 역한 맛이 온몸을 휘감는다. 눅눅해지니 진흙을 퍼먹는 느낌이다. 그렇다. 차카는 성격 좋은 능력 없는 리더십 없는 상사와 같은 맛인 것이다.

 

파맛 첵스 후기

 

내가 역대 리뷰를 쓰면서 이렇게 깔끔하게 결론을 지을 수 있는 글이 없었는데, 오늘은 말 한마디만 하고 마치겠다.

 

착한 독재 인정합니다. (진지, 궁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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